
대법원이 성인용품인 이른바 '리얼돌'이라고 해서 무조건 관세법상 금지되는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해 통관이 보류되는 것은 아니고 노골적 음란성 등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사는 2020년 3월 'DOLL'이라는 품명의 물품 3개를 수입했으나 김포공항세관은 성인용품통관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해당 물품이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보고 통관을 보류했다. 이에 원고는 관세청장에게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법정 결정기간인 90일 내 통지를 받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관세청장은 2020년 12월 해당 심사청구를 기각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세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고 취소했다. 세관 측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재확인하면서 리얼돌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봤다. 물품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음란성을 띠거나,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사실적으로 본뜬 성행위 도구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 볼 수 있을 때 통관이 보류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리얼돌이 전체적으로 여성의 모습을 자세히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기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물품이 수입 후 유통돼 공공장소 등 사적인 공간 외에서 사용될 경우 '풍속을 해칠 우려'가 인정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세관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할 구체적 근거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