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잘못낸 '쿠데타 모의' 혐의 군인… 대법 "관할 법원으로 이송"

이혜수 기자
2025.03.23 09:00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민사소송인지 행정소송인지 헷갈려 소를 잘못 제기한 경우 관할 법원에 이송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전 육군 장교 A씨가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 이자를 청구해달란 소를 제기했으나 해당 사건이 서울행정법원의 관할이라며 기각 및 해당 법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건은 이른바 '윤필용 사건'에 A씨가 연루돼 전역 명령을 받으며 불거졌다. 윤필용 사건은 박정희 정부 시절 당시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박정희가 노쇠했으니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쿠데타 모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A씨는 당시 육군 장병으로 근무하다 이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1976년 1월 공소기각 결정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4월 전역 지원서를 제출하고 전역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9월 전역 지원서를 작성할 때 보안사(군 수사 정보기관)에 의해 의사결정 자유가 박탈된 상태였다며 전역명령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이듬해 9월 무효판결을 확정받았다.

전역명령 무효 판정이 나자 A씨는 그동안 미지급된 급여를 청구했고 국가로부터 약 950만원을 받았다. 이에 A씨는 2019년 3월 국군재정관리단장에게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이자 등을 지급할 것을 청구했다. 같은 해 4월 지급이 어렵단 회신을 받자 2022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은 원고가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이자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인지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이자 자체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전자로 판단하고 원고 패 결론을 내렸다.

후자일 경우 당사자 소송이 되므로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당사자 소송은 행정소송의 한 유형으로 국가 또는 공공기관을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이에 A씨는 2024년 5월 자신이 제기한 소가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을 구하는 당사자 소송'이란 취지의 주장과 함께 이 사건은 당사자 소송이나 행정법원에 이송해야 한다고 항소했다.

이러한 A씨의 주장에도 2심은 이미 민법상 소멸시효가 완성돼 행정법원으로 이송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당사자소송에 대한 관할이 없는 원심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A씨 사건을 관할법원인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해야 한단 주장을 들어주지 않은 건 행정사건의 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민사소송법에 의해 이 사건을 관할법원인 서울행정법원에 이송해야 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관할법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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