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주세요!" 시끄러운 대선유세 소음… 112 신고해도 답없다

오석진 기자
2025.05.14 11:05

선관위 담당하나 소음 수준 측정 안해…유세장비 사전 승인 여부만 단속

21대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을 하루 앞둔 11일 경기 양주시의 선거 유세차량 제작을 맡은 업체에 유세에 투입될 차량이 미완성인 채로 세워져있다. /사진=뉴시스.

6·3 대통령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유세 소음과 관련된 민원이 경찰로 쏟아진다. 하지만 선거운동 관리 주체는 선거관리위원회로 경찰은 유세 소음을 단속할 권한이 없다. 선관위가 유세 현장에서 소음 수준을 측정하지 않고 사실상 유세 장비의 사전 승인 여부만 단속하는 실정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선거운동 소음과 관련한 112 신고를 받을 경우 '선관위(1390)로 신고하라고 안내하라'는 공문을 일선에 내려보냈다.

선거운동의 경우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관리 주체가 선관위다. 경찰이 소음을 현장에서 측정하는 집회·시위와 달리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소음 기준을 사전 규제한다. 확성 장치가 낼 수 있는 소음량과 기기 최대 출력량인 정격출력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다.

소음 상한은 정격출력은 40㎾(킬로와트), 음압 수준은 150dB(데시벨)다. 경찰 관계자는 "40㎾는 주로 광화문 등 광장의 대형집회나 공연에 사용되는 수준이며 약 1000명이 참석하는 공연에서 음압 수준 150dB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선관위는 유세 현장에서 소음 수준을 측정하진 않는다. 상한을 초과하는 소음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계적 조치도 없다. 유세 장비의 사전 승인 여부만 단속한다. 인증 표지 부착 여부나 소음 기준 충족과 관련해 증빙서류 발급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게 전부다. 다만 사후적으로 서류·기계 조작 행위가 적발될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이 역시도 경찰이 아닌 선관위 권한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먼저 선거운동용 장비를 신고받을때 공인 기관에 측정받아 기록한 시험성적서를 제출받는다"며 "소음 규정에 맞지 않으면 통과시키지 않는다. 확성기에 대한 자체적인 기계적 조치는 따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유세 현장에 우리 직원이 불시 단속을 나가서 사전 승인 표지가 붙어있는지 확인하고, 사후적으로는 확성기 업체를 방문해 실제로 해당 제품을 납품한 것이 맞는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전북 전주시 종합경기장사거리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왼쪽), 같은날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앞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오른쪽). /사진=뉴스1, 뉴시스.

"효율적 유세 고민해야", "시대에 맞는지 고려"

시민이 자체적으로 모바일 소음측정 앱으로 소음 수준을 측정하더라도 처벌 기준이 되지 못한다. 선관위 측 입장이 담긴 경찰의 공문엔 "특정 시점에 소음측정 앱 측정값이 초과했다는 것만으로 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됐다. 다만 "측정값이 지속해서 법정 소음기준 15% 이상을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 등 의심스러운 사례가 발견되면 인증마크가 붙은 확성장치가 아닌 장치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고도 적혔다.

게다가 로고송을 트는 녹음기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소음규제 대상이 아니다. 현행 공직선거법 소음기준은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 △휴대용 확성장치를 대상으로 한다. 녹음기를 연설·대담용 스피커와 겸용으로 사용할 경우만 규제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선거운동의 규제와 자유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직선거법을 준용해도 시민들은 소음이 불편할 수 있다. 효율적 유세 방식을 고민할 때"라고 했다. 또 "시민들도 무조건 거부할 것은 아니고 선거운동 자유를 존중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서정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주민 일상생활에 불편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기간이 길지 않으니 규제만 하는 방향도 옳지 않다"고 했다. 다만 서 교수는 "지금 방식이 시대에 맞는지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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