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 배송→검사→금감원 직원…보이스피싱 9번째 딱 걸렸다

이현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5.08.01 09:14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24일 다수 피해자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수거책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다수 피해자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피싱 범행을 총 9회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24일 60대 남성 A씨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쯤 양천구 목동의 한 거리에서 60대 여성 B씨로부터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현금 약 2230만원을 편취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9시50분쯤 양천경찰서 목2지구대 앞을 서성이는 B씨를 발견해 피해 사실을 접수했다. 경찰은 B씨가 신원 불상의 피싱범으로부터 전화로 지시를 받아 한 차례 A씨에게 현금 2170만원을 전달했으며, 재차 연락을 받고 사건 당일 현금 2230만원을 건네기로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약속 장소 인근에 잠복하다 현금을 주고받는 현장을 검거해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금인 2230만원은 회수해 B씨에게 돌려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9건의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 추가 수사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카드 배송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후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 배송 전화를 받은 피해자가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면 "확인을 위해 검찰 측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후 검사 사칭 피싱범이 피해자에게 전화해 자금 검수를 명목으로 금감원 직원에게 현금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5일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26일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 배송을 빙자해 검사,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며 "신청하지 않은 카드 배송이 왔다는 전화를 받으면 즉시 끊고 112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총책 등 다른 일당도 추적하며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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