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 등을 집단 고소한 사건이 대전지검 서산지청에 배당됐다. 대전지검은 사건을 검토한 뒤 고용노동청 또는 경찰로 보낼 방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소속 노조원 1892명이 정 회장과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안동일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 등 3명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이날 오후 대전지검 서산지청으로 보냈다.
서산지청은 현대제철 당진 공장을 관할하고 있다. 서산지청은 사건을 검토해 직접 수사 개시 대상에 해당하는지 판단한 뒤 고용노동청 또는 경찰에 이송할 예정이다. 광범위한 조직적 경제범죄가 아닌 만큼 검찰이 직접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노동관계 법령 중심 사안인 만큼 고용노동청이 1차 수사기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 범위가 넓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찰로 넘길 수 있다.
현대제철 하청업체 근로자로 구성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7일 대검에 정 회장과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안동일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지회 소속 조합원 1892명이 고소에 참여했다.
노조는 현대제철이 협력 업체 직원들을 사실상 자기 직원처럼 다루면서 생산공정에 편입시켜 왔다고 주장한다. 협력 업체의 인력이 독립된 도급이 아니라 현대제철 조직과 생산체계에 편입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파견이라는 것이다. 현행법상 제조업 생산라인에서 원청 회사의 관리자가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거나 감독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구체적으로 노조 측은 현대제철이 현장 작업에 대해 지시하고 출퇴근 등 노무관리 전반에도 관여했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현대제철이 지정하는 날짜와 강연자를 통해 사업장 내에서의 안전에 관한 내용 등을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5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현대제철을 상대로 고소를 예고한 바 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해 원청의 하청과의 노사교섭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 노조의 합법파업 범위를 '노동 처우'에 더해 그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진의 주요 결정'으로 넓혔다. 노조의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