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후 100일을 맞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그간 김 여사를 포함해 14명을 구속했다. 3대 특검 중 사안이 복잡하고 가짓수가 많아 수사가 가장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도 낸 성과다. 검찰이 못다한 사건을 마무리짓고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연관된 새로운 혐의를 찾아내 수사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지난 7월2일 현판식과 동시에 출범한 특검팀은 9일 출범 100일을 맞았다. 특검팀은 1호 수사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주범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와 이일준 삼부토건 전 회장을 구속했다. 지난달 10일엔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이기훈 삼부토건 전 부회장을 도주 55일만에 잡아 구속했다.
건진법사-통일교 게이트 수사 진척도가 가장 높다. 관련된 구속 피의자만 6명이다. 특검팀은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구속을 시작으로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구속했다. 3대 특검 모두가 정치권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현역 국회의원인 권성동 의원을 구속했다. 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인 사업가이자 브로커인 김모씨와 이모씨도 구속됐다.
또 특검팀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부 변경 의혹 관련 국토부 김모 서기관과 1억원이 넘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건네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하던 김예성씨와 김 여사 최측근이자 주식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졌던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도 구속했다.
특검팀은 특검법 명칭이자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를 지난 8월12일 구속하고, 같은달 29일 기소했다. 출범한 지 각각 42일, 59일만이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청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2009~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주도한 주가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자금을 댄 전주로 참여해 시세조종을 방조하거나 공모했는지가 쟁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약 4년여에 걸쳐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방조 의혹을 수사한 뒤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김 여사 계좌가 동원된 것은 맞지만 시세 조종을 인지했거나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진행했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특검에 이첩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던 명씨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사안도 파악해 재판에 넘겼다.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겨냥하고 있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주고 맏사위 인사를 청탁한 사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인사청탁 의혹,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고 대통령실과 로봇개 수의계약을 맺은 의혹, 종묘 차담회, 해군 함정 선상파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을 추가로 인지해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매관매직 의혹에 뇌물 혐의를 적용했거나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뇌물죄는 그 적용대상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공무원으로, 청탁금지법보다 형량이 세다. 결국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모 관계를 밝혀내야 하는 탓에 윤 전 대통령의 조사가 불가피하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추석 연휴 이후에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소환뿐 아니라 체포영장 집행까지도 완강히 거부한 탓에 조사가 실패로 돌아간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방문조사나 체포영장 재청구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