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외환 의혹과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관련 수사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검팀은 추석 연휴 이후 두 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의혹에 대한 막바지 법리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그간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무인기 의혹의 사실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르마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이 본부장, 김 사령관이 공모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고자 평양으로 무인기를 보냈다는 게 골자다. 김 의장의 경우 이들과 공모를 한 관계로 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무인기 작전 초반에는 해당 작전을 인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피의자들에게 '일반이적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에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를 처벌한다. 법정 형량은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이다. 관건은 이들의 행위가 우리나라의 군사상 이익을 해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검팀은 무인기 작전 등이 한미동맹에 해를 끼친 부분이 있는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소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수사 내용 유출 등 우려로 외환 관련 피의자들을 한꺼번에 재판에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달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환 의혹은 여러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모든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가 정리되면 기소나 공소장 변경 등이 같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소를 통해 (사실 관계가) 공개돼 버리면 다른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통일적으로 한 번에 이뤄져야 한다"며 "외환 사건은 사실관계가 군사 기밀이나 국가 이익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조금 더 신중히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무인기 의혹 외에도 아파치 헬기·대북 심리 전단·확성기·몽골 의혹 등을 동시에 살피고 있다.
특검팀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는 표결 방해 의혹이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에게 참고인 소환을 통보했지만 거의 다 불응했다. 이에 공판 전 증인신문까지 청구했으나 국민의힘 측은 법정에 나오는 것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다만 특검팀은 기존에 알려진 김예지·조경태 국민의힘 이외에 현직 국민의힘 국회의원 2명 이상을 추가로 조사했다고 한다. 박 특검보는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진상규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 않나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우려하는 바가 없도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우선 국민의힘 당직자 등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을 최대한 모으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표결 방해 의혹의 정점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주변인들의 진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 전 대통령과 추 의원 간 통화가 모두 비화폰으로 이뤄져 통화 내용 등 핵심적인 물증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측의 비협조 등으로 수사가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특검팀이 신속히 대대적인 피의자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계엄 해제 당시 원내대표실에 모여있었던 의원들에 대한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희정·송언석·임이자·정희용·김대식·신동욱·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참고인 조사는 출석 의무가 없지만 피의자 조사는 출석 의무가 있다. 피의자가 조사를 지속 거부할 경우 특검팀은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국회의원의 경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현 국회 구성상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피의자 조사, 나아가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특검팀의 증거 확보가 완료됐는지는 미지수다.
추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는 시일 내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박 특검보는 "최대한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히 조사한 후에 추 의원에 대한 조사를 하려고 하고 있다"며 "소환 시기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더 여러 가지 조사나 이런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런 걸 많이 할 것 같다. 바로 소환이 이뤄지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