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양평 공무원 측 "조서 조작" vs 특검 "강압 정황 없다"

양윤우 기자
2025.10.14 16:43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다가 숨진 경기 양평군 공무원 측 박경호 변호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공무원이 숨진 사건을 두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과 고인 측이 강압 수사 논란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고인 측은 특검팀 수사가 강압적이었고 위법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팀은 강압적인 일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숨진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 A씨(50대·남성)의 변호인 박경호 변호사는 14일 서울 종로구 특검팀 사무실 앞에 설치된 A씨의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특검팀 수사관들을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변호사는 "조사의 가혹성을 보여주는 녹취가 있다. 수사팀이 열댓 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내밀고 청탁자 지목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야 조사 과정 마지막 2페이지에 사실과 다른 답변이 '예'로 기재됐다"며 "'양평군수가 전화해 잘 봐달라 했다'는 질문과 '양평군수가 시행사 서류 오면 그대로 해주라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고인이 압박 속에 '예'로 기록됐다고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또 "A씨가 구두로 심야 조사에 동의했지만, (특검이) 서면 동의는 받지 않았다고 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20분부터 10일 오전 1시15분까지 약 16시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보호 수사 규칙에 따르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수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피의자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심야 조사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감찰에 준하는 경위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유족 측이 제기한 강압·회유 사정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 심야 조사 동의서는 없지만, 조서 말미 수사 과정 확인서에 심야 조사 동의가 기재돼 있다"며 "휴식은 별도 장소에서 제공됐고 수사관들이 심지어 식사를 사다가 드리고 저녁도 챙겨줬다"고 했다.

양 측은 진위 파악을 위한 핵심 증거인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 권한을 두고도 다른 견해를 보였다. 박 변호사는 "특검팀에 A씨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심야 조사 동의서에 대한 열람·복사를 신청했다"며 "특검팀이 허가하면 A씨가 말한 내용이 조서에 기재돼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신청서가 접수된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피의자 사망 시 변호사 위임계약의 효력 등 열람 권한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민법 규정 등 원칙에 따른다면 위임인이 돌아가시면 위임계약은 종료된다. 변호사 위임 계약도 그에 따를 가능성 높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뒤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자필 메모에는 조사에 대한 심리적 괴로움과 특검이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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