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본부장을 캄보디아에 급파하고 현지 한국인 대상 범죄대응을 위한 조직을 꾸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했다. 경찰이 전력대응에 나서면서 그간 제기된 늦장·부실대응 비판여론을 불식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우선 대외적으로 공표한 '한 달 내 구금자 전원송환' 목표 달성 여부가 경찰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이날 저녁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경찰 등과 △구금 한국인 신속 국내 송환 △캄보디아 파견 경찰 주재관·협력관 확대 등을 직접 협의한다.
박 본부장은 외교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정부합동대응팀'(단장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사태의 계기가 된 대학생 피살사건의 공동조사에도 나선다.
경찰은 전날 박 본부장 급파를 알리면서 "캄보디아에 구금된 자국민 63명 중 인터폴 적색수배 완료자부터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며 1개월 내 전원송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23일로 예정된 국제경찰청장회의에서 한-캄보디아 경찰 양자회담 일정은 20일로 3일 앞당겼다. 양자회담에서는 캄보디아 경찰에 '코리안데스크'(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파견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주요하게 논의한다.
국수본에 수사기획조정관을 수장으로 하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종합대응단'(이하 대응단)도 꾸렸다. 대응단이 확보한 수사단서는 전국 단위 분석을 거쳐 시도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배당한다.
캄보디아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전수조사에도 나섰다. 또 인천국제공항 출국게이트에 경찰관을 배치한다. 캄보디아 범죄피해 우려가 있는 청년층의 무분별한 출국을 막겠다는 취지다.
경찰이 지난 12일 코리안데스크 설치 등 국제공조 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한 후 추가 대응책을 내놓은 건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직후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와 사건 연루자들의 국내 송환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방안과 지원을 최대한 즉시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를 향한 늦장대응 비판에서 경찰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생 사망사건으로 캄보디아 납치·감금범죄가 이슈화하자 경찰신고 이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캄보디아 관련 사건접수 통계조차 곧장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관련 신고가 접수돼도 수사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외교부에 통보하는 단순 행정처리에만 그쳤다는 비판여론이 불거졌다.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이번 사안은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캄보디아로 향하는 인천국제공항 출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내일(16일)부터 현지에서 캄보디아 외교부, 내무부 및 온라인 스캠 대응위원회 등을 방문, 고위급을 접촉해 이번 사태 해결방안들을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출국한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우리 국민의 안전하고 신속한 송환을 협의하겠다"며 "송환 후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