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범죄자 못 넘긴다는 캄보디아…유독 협조 안되는 이유는

조준영 기자
2025.10.16 15:56

[범죄의 캄보디아]②국제법에서 금지한 '정치범 송환' 요구하는 캄보디아

[편집자주] 최근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한국인들이 감금·고문 당하고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정부는 캄보디아로 합동대응팀을 파견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전력 대응에 나섰다. 캄보디아가 각종 사기 범죄의 근거지로 거듭난 배경과 한국 청년들이 현혹되는 이유, 경찰 대응책 실효성 등을 살펴봤다.
캄보디아 사태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을 맡은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사진=뉴스1

최근 캄보디아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들의 도피처이자 범죄단지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정치범 송환 문제로 사법공조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올해 들어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사실상 협조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배경에는 정치범 송환 갈등이 있다. 국내 체류 중인 캄보디아 반(反)정부 인사인 부트 비차이 등 2명에 대한 송환이 없는 한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한국인 범죄자들을 인도해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국제법 기본원칙인 '정치범 불인도 원칙'에 위반되는 요구인 만큼 당국은 난감한 상황이다.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을 빼내오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정치범 송환을 정책적으로 결정하려 해도 법원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라 실현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외교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법무부는 2023년 1월부터 동남아시아공조네트워크(SEAJust·South East Asia Justice Network)를 통해 형사사법공조를 맡는 각국 중앙기관들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매년 UNODC(유엔마약및범죄사무소)에 공여하는 20억원 규모의 ODA(공적개발원조) 중 절반 가량을 공조네트워크에 쓰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 고문으로 숨진 한국인 대학생에 대한 공동 부검도 공조네트워크가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건 초기 경찰간 사법공조가 이뤄지지 않자 한국 법무부가 나섰고 결국 캄보디아 법무부가 이행명령을 내려 공동부검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다만 여전히 정치범 송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캄보디아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80여명에 대한 송환 협의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범죄인인도 절차 대신 강제추방이 신병을 건네받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강제추방은 해당 인물의 범죄소명과 상관없이 불법체류자 등으로 판단해 내쫓는 것으로 현지 이민국과 협의하면 가능한 방법이다. 반면 범죄인인도는 범죄사실을 소명해야 하고 법원 재판을 통해 인도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해 실제 송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합동대응팀은 전날 캄보디아 현지로 출발해 한국인 송환을 우선순위로 대응하고 있다. 대응팀 단장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맡았고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해 외교부, 경찰청,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 소속 약 20여명이 포함돼 고위급 면담 등 사법공조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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