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코리안데스크, 협력관으로 파견…캄보디아 반대 못넘은 경찰

이강준 기자
2025.10.21 15:45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찌어 뻐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이 2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과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 설치 방안 등을 논의하기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캄보디아 '코리안 데스크(한인 전담 경찰관)' 설치가 불발되면서 캄보디아 파견 경찰관은 협력관 자격으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다.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와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엔 성공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인 코리안 데스크 설치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직무 파견 경찰관 선발 공고'는 지난 16일 조기 마감됐다. 당초 19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하려 했으나 캄보디아 현지에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종료 일정을 앞당겼다.

경정 또는 경감급으로 지원자를 받았으나 당장 현장에 투입돼 실무 업무를 해야하는 만큼 경감 2명을 1차 선발했다. 경찰은 외교부와 협의를 마친 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오는 11월 초까지 이들을 캄보디아에 파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코리안 데스크로 파견할 계획도 있었으나 전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찌어 뻐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 양자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협력관' 신분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경찰청에 사무실을 두고 근무하며 한인 관련 모든 범죄 사건을 업무로 다룬다. 대부분 한국인 경찰관이 파견되지만 드물게 현지 경찰관이 보직을 맡는 경우도 있다. 현지 경찰 등 수사당국과 빠르게 정보 공유가 가능해 신병 확보 등 초기 대응에 유리하다. 반면 협력관은 영사 조력이 주요 업무로 대사관에서 외교부 산하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리안데스크가 좀 더 효율적인 건 있지만 협력관도 동일한 업무를 한다"며 "근무 장소가 여러가지 여건상 대사관에서 하는 게 가장 흔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설치 어려운 코리안데스크, 현재도 3개국만 운영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당국과 한국 정부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대내외적 요인 때문에 설치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현재도 필리핀·베트남·태국 동남아 3개국에서만 운영 중이다.

대외적 요인으론 현지 정부의 반대다. 이번 캄보디아 코리안 데스크 설치도 이 단계를 넘지 못했다. 사법권이 없는 해외 국적 경찰관이 현지 경찰청에 근무하는 모습을 달갑지 않아 하는 경우가 많다. 국격, 현지 경찰 수사력에 대한 자존심 문제도 있다.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를 요구하는 등 한국 경찰이 받기 어려운 요구를 협상카드로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내적 요인으론 예산 문제가 있다. 기획재정부 등 한국 경찰관 파견에 드는 비용을 집행하는 정부 기관을 모두 설득해야 한다. 현지 치안 수요, 피의자 송환 규모 등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득해야 한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송환한 국외도피사범은 48명으로 필리핀 107명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국민적인 합의가 있거나 정부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면 이 과정은 순탄히 넘어가기도 한다.

경찰은 우선 한국-캄보디아 합동대응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데 집중하고 코리안데스크 설치 논의는 추후에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코리안데스크 설치는) 추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