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은 마치 사귈 것처럼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의 신종 사기입니다.
최근 배우 이정재씨를 사칭한 일당이 이 수법으로 50대 여성에게 접근해 5억원가량을 가로챘다고 합니다. 이들은 치밀하고 교묘했습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형성했고, 인공지능(AI)로 만든 사진과 생년월일이 엉터리인 가짜 신분증을 내세워 신뢰를 쌓았습니다.
사칭범은 이후 '경영진'이라는 인물을 소개했는데, 경영진은 여성에게 이정재와 만나게 해주겠다며 6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한번 돈을 보내자 요구액은 급격히 커졌습니다.
팬 미팅 비용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고, 이정재씨가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며 수천만원을 반복적으로 받아냈습니다. A씨가 주저하고 망설일 때마다 자칭 '이정재'는 "꿀(애칭) 신고하지 마세요", "네가 날 사랑하는 걸 알아요", "알겠어요, 여보"라며 그를 달랬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다른 말로 '돼지 도살'이라고도 합니다. 돼지를 살찌게 해 많은 고기를 얻는 것처럼 사기꾼은 피해자에게 장기간 애정과 희망이라는 먹이를 주다 결정적인 순간 돈을 받고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이 2023년 발표한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피해자 중 71.4%는 여성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2.1%로 가장 많았고, 30대 35.4%로 뒤를 이었습니다. 피해자의 87%가 30대 이하인 셈입니다. 6개월간 피해액은 37억7465만원으로, 한 달 평균 6억3000만원꼴로 집계됐습니다.
범죄 유형별로는 환전 사기가 55.4%로 가장 많았고, 비용대납 37.1%, 코인 투자 7.5% 순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사기범을 처음 접한 곳은 인스타그램이 27.7%로 가장 많았고, 소개팅 앱 위피 14.0%, 틴더 7.0%가 뒤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