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약방부터 산속 고찰까지…몰랐던 서울 명소 100곳 뽑았다

정세진 기자
2025.10.29 17:26

서울 대표 뷰티웰니스 관광지 100선
골목길 속 작은 갤러리부터 사찰음식의 명가 진관사, SNS '힙플'까지
힐링·한방체험·건강 먹거리·K-뷰티·문화예술 등 망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혜민당 베이커리. /사진=서울시

"어쩌면 혜민당 베이커리의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을지로 3가의 한 후미진 골목. 이곳은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몰리고 때로는 취객이 노상 방뇨하던 곳이었다. 해방 전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리모델링해 '커피한약방'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가게가 들어서면서 주변이 바뀌었다. '힙하다'는 말은 물론 '레트로'라는 말도 없던 2012년의 일이다. 어느샌가 이곳은 50개국 이상에서 주말엔 5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미스터 선샤인' 호텔 델루나' 등을 비롯해 수십편의 광고 촬영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의 성지' 등으로 불리며 을지로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좁은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혜민당 베이커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혜민당 베이커리 건물은 재개발 계획에 따라 내년 초 철거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서울시가 커피 한약방과 같은 명소를 하나로 꿰는 작업을 마쳤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과 감성 등을 모두 아우르는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추구하는 웰니스 사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자 산속 고찰부터 을지로 골목길까지 서울 곳곳을 훑었다. 도심 한가운데 사찰, 강, 산, 고층빌딩부터 궁궐까지 공존하는 도시 서울에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웰니스'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자 '서울 뷰티웰니스 관광 100선'을 선정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투디야./사진=서울시

서울시는 30일부터 중구 일대에서 열리는 '2025 서울뷰티트래블위크'에 맞춰 100곳의 명소를 대중에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쉼·맛·멋 등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추천받은 명소를 추려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된 별도 위원회에서 100곳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잘 알려진 커피한약방, 국립현대미술관 등부터 서울한방진흥센터와 각종 한방 병원·스파, 딜쿠샤, 백인제가옥, 은평 한옥마을 등 다양한 명소가 담겼다. 명동성당, 새문안교회, 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 봉은사, 진관사 등 종교시설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중구 등을 중심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명소들도 100선에 들었다. 중구 염천교 수제화 거리에서 중림동 삼거리 방향 골목으로 들어선 골목 길에 있는 갤러리 '스튜디야'도 그런 곳이다. 과거 영세 의류 공장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이던 작은 건물을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윤채원 대표(25)가 리모델링했다.

사진, 설치, 순수 미술, 영상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작가 작품을 직접 선택해 전시하고 있다. 윤 대표는 "SNS로 알고 찾아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다"며 "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서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6길 33에 위치한 중림창고. 불이 켜진 건물이 중림창고 건물이다. 이곳은 주변 일대를 다양한 동선, 공간으로 연결하며 살아있는 골목길을 재탄생시킨 점을 인정받아 '2020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을 받았다./사진= 디어시티 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인근 서소문로에는 1980~1990년대 수산시장으로 번창했던 옛 중림시장 자리에 들어선 '중림창고'가 있다. 50년이 넘은 국내 최초 주상복합 아파트인 성요셉아파트 맞은편에 있다. 이곳은 골목길을 그대로 살려 개발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독립서점, 맞춤형 화장품 샵 등이 이곳에 있다.

수산시장이 없어지면서 낙후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 식물 편집샵, 카페, 분식집 등이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며 또 다른 명소를 만들고 있다. 명동에서는 명동 8가길 끝자락에 자리잡은 뮤직바 '후로아'가 100선에 들었다. 오전부터 자정까지 열어 관광객 동선과 명동의 밤 문화가 만나는 접점이라는 평을 받는 곳이다. DJ가 LP판을 틀어주는 곳으로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거점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이같은 명소들은 도시형 웰니스 산업의 기반으로 평가 받는다. 도시형 웰니스 명소를 뽑아 지원하고 알리는 것은 내년 초 전국 시행 예정인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기도 하다. 정부가 웰니스 산업을 육성하려는 가운데 서울시는 강원도, 제주도 등과 비교해 특화된 웰니스 요소를 발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이경 서울 뷰티웰니스 관광육성사업 위원장은 "서울이 한국의 웰니스 산업의 마중물이 되어 전국으로 확산하고 또 새로운 관광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후로아 서울./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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