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회 세무사 시험 채점 오류 손해배상' 응시자들 손해배상 못 받는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5.11.23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시스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출제 및 채점 오류로 재채점 후 합격하게 된 응시자들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혀 손해배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 재채점 후 합격하게 된 응시자들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본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이를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을 시행했다. 원고들은 이 시험에 응시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시험과목은 '세법학 1,2부' '회계학 1,2부' 총 4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었다. 각 과목당 100점 만점으로 각 과목점수가 40점 이상이고 전 과목 평균점수가 60점 이상인 사람이 합격됐다. 이 시험 응시자 4597명 중 총 706명이 최종 합격했다가 이 시험의 공정성에 관해 의문이 제기됐다.

이후 고용노동부와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 시험 자체의 난이도 조정과정이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또 채점위원이 동일한 답안 내용에 대해 다른 점수를 부여하거나, 출제 의도가 명확하지 않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해당 시험에 대해 재채점이 이뤄졌고 기존 합격자 706명에 더해 추가합격자 75명이 발표됐다. 이에 원고들은 세무사 시험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최종합격하긴 했지만 이들은 해당 시험의 출제와 채점 오류 등을 이유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재량권 일탈과 남용 등 위법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최초 불합격 처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소송을 냈다.

쟁점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손해배상의무 인정을 위한 채점 과정에서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였다.

1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1심 법원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업무 처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보기란 어렵다고 했다.

2심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원고 18명에게 각각 재산상 손해 3500만원과 위자료 200만원 등을 합해 3700만원, 총 6억6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문제 채점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불법행위책임을 지고 대한민국은 국가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결론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시험 출제에 관여한 공무원이나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에 따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해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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