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심기술, 숨기면 그만?…"'데이터 공유'로 점검 시스템 갖춰야"

이현수 기자, 이강준 기자
2025.11.25 16:01

[기획]허가없이 수출된 국가핵심기술③보유확인·기관등록제 보완책 필요

사진은 기사와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을 차단하려면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보유가 추정되는 기업 또는 기관을 선제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직접 기업에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지만,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으로 지난 7월부터 '국가핵심기술 보유확인제'가 시행되고 있다. 정부가 직권으로 기업에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을 통지할 수 있는 제도다.

기술 유출 우려나 보호 필요성이 큰 경우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등록제'도 마련됐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기관에 기술 및 기관에 대한 등록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내용.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보유 의심' 파악 어려운 현실…부처 간 '데이터 공유' 필요
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시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시민이 반도체 공정 VR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없음/사진=뉴시스

두가지 제도가 추가로 마련됐음에도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보유가 의심되는 기업을 전부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기업의 경우 정부가 정기 실태조사를 통해 미신고 국가핵심기술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중견 이하 기업이 의도적으로 국가핵심기술 보유를 감추면 파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보유 의심 기업을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 배경이다.

학계에선 정부부처 간 산업데이터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연구팀은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판정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탐색적 연구'에서 특허 출원이나 국가 R&D(연구개발) 신청 등을 담당하는 △특허청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들이 기업 보유 기술 정보를 파악하고, 해당 데이터를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정보 공유 센터' 설치를 통해 유관부처들이 경제안보 관련 업무를 함께 수행하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재훈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부처에서 기업들에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을 통지하면 지금까지 기업들이 몰라서, 혹은 일부러 신고하지 않았던 정보들이 관리 체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국가핵심기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정부에서 판정을 요청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등 행정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세부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과기부처럼 R&D 사업을 총괄하는 부처에서 국가핵심기술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관리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가핵심기술의 범위 설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개정안 시행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 국가핵심기술로 볼 것인지에 대한 자료가 쌓여 예측성을 높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비밀, 특허, 연구 과제 등 산업기술 여러 내용을 각 부처에서 나눠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나의 통합된 센터를 마련해 정보를 공유하고, 국가핵심기술 선정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수사기관에도 공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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