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해병 순직' 임성근 혐의 부인…부하들은 인정

이혜수 기자
2025.12.04 15:26
채 해병 순직 관련 피고인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뉴스1

무리한 수중수색 지시로 고 채수근 해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4일 오전 10시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특검 측이 제시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 이완규 전 법제처장은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변호인과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당시 경북 예천 호우피해 복구 작전의 작전 통제권이 임 전 사단장이 아닌 육군 50사단장에게 전환됐음에도 해병대 1사단장인 임 전 사단장이 지휘한 데 대해 이 전 처장은 "작전 통제권은 바뀌었으나 소속 부대장으로서 지원 업무를 한 것"이라며 "명령 범위 안에서 지원했을 뿐 명령 자체를 위반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대령)과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제11포병대대장(중령)도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이용민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장(중령)과 장모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본부중대장(대위)은 과실을 인청했다.

이 전 대대장의 변호인 김경호 변호사는 "수사 초기부터 지휘관으로서 과실을 인정해왔고 법정에서도 인정한다"며 "이 전 대대장은 임 전 사단장의 명령을 어길 수 없던 소극적 과실이다. 사건의 본질적·절대적 과실은 임 전 사단장에게 있다"고 했다.

재판부가 "이용민 피고인 본인의 형사 책임을 인정하느냐" 묻자 이 전 대대장은 "네 인정한다"고 답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지휘관 중 가장 말단인 장 전 중대장은 재판부가 잘못을 인정하는지 묻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임 전 사단장의 지시가 물 속까지 들어가는 수중수색이었는지 물가에서 수색하는 수변수색이었는지 피고인들에게 물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수중수색을 명시해서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수중수색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게 지시가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발언이 병사, 지휘관들이 오인할 만한 것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피고인들 상호 간 증인신문을 하는 등 방법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5일로 사고 현장에 있던 해병대원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할 예정이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이행하던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하게 수중수색하도록 지시해 채 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단 혐의를 받는다.

공소 유지를 맡은 채 해병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과 피고인들은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해병대원들에게 전혀 지급하지 않은 채 위험한 수색을 감행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을 진술했다.

특검팀 수사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및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임 전 사단장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수중수색 사진을 보안 폴더로 옮긴 것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발견했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됐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도 등 사실상 작전통제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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