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가 질투하니까 말 안 해"…2세 계획까지 저버린 남편

윤혜주 기자
2025.12.12 10:37
반려견에게 소홀해진다는 이유로 아이를 갖기로 한 약속을 저버린 남편과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구글 제미나이

반려견에게 소홀해진다는 이유로 아이를 갖기로 한 약속을 저버린 남편과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반려견 입양 후 남편에게서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결혼 3년차 35세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 부부는 신혼 초 반려견 '토리'를 입양했다. A씨는 "토리를 저희 가족으로 처음 들였을 때만 해도 반려견을 아끼는 남편의 모습이 참 귀엽고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그런데 결혼 3년 차인 지금, 반려견에 대한 남편의 사랑이 저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 남편은 프리미엄 사료에 간식까지 토리 식비로 한 달에 50만원을 쓰며 토리를 강아지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남편이 토리를 끌어안고 자느라 A씨는 침대 귀퉁이로 밀려나는가 하면 "토리가 질투하니까 오늘은 너랑 말 안 해"라며 하루종일 A씨를 투명인간 취급할 때도 있다고 한다.

A씨는 "더 큰 문제는 2세 계획"이라며 "분명히 결혼 후 1년 뒤 아이를 낳기로 약속했는데 남편은 1년 만 더 있다가 갖자면서 미루더니 이제는 대놓고 꺼려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토리에게 소홀해질 것 같다는 게 그 이유다"라고 했다.

여기에 최근 토리에게서 유전 질환이 발견되면서 병원비, 수술비 등 지출이 더 커졌다. 문제는 자녀 계획을 생각하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이 몰래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토리 병원비를 충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술비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언에 나선 박경내 변호사는 "평범한 수준에서 반려견 관련 갈등은 이혼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지만,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과도한 지출이 있거나 부부 사이를 훼손할 정도로 반려견만 애지중지하는 건 유책 사유가 될 수 있다"며 "특히 현재 생활비를 못 줄 정도로 지출이 과도하고 이러한 일이 지속된다면 상대방이 유책 배우자로 이혼 사유가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남편이 반려견에게 과도하게 쓴 비용은 재산분할 시 남편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A씨가 더 많은 재산을 분할받을 수 있다는 게 박 변호사의 답변이다.

이혼 시 반려견을 누가 키울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선 "법적으로 반려동물은 재산이기 때문에 소유자 귀속 원리에 따라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데 비용을 지출한 사람이 데려가는 것이 맞다"며 "다만 반려동물 특성상 더 애착이 있는 쪽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조정절차 등을 통해 누가 데려갈 지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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