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탈래!"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된 눈썰매장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썰매에서 내리기도 전에 또 타겠다고 소리쳤다. 평일 오전이나 눈썰매장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로 붐볐다. 이날 낮 영등포구 체감 온도는 영하 4도를 밑돌았다.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아이들은 추위에도 즐거울 따름이었다.
경기 과천에 사는 황지훈씨(37)는 친구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눈썰매장을 찾았다. 황씨는 "날이 추워 스키복 안에 내복까지 입혔다"며 "그래도 주말 한파보다는 덜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들 황이준군(6)은 두 뺨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썰매를 타러 가자고 황씨 손을 이끌었다. 황씨는 "오전 10시에 도착해 벌써 2시간 넘게 탔는데 아직 더 타자고 한다"며 웃었다.
눈썰매장은 안전을 위해 연령에 따라 대형 슬로프와 소형 슬로프로 나눠 운영됐다. 최대 높이 7m 대형 슬로프는 6세 이상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36개월 이상 6세 미만 어린이는 최대 높이 2m 소형 슬로프를 이용하면 된다.
석남기씨는 손주들의 방학을 맞아 온 가족과 함께 눈썰매장을 찾았다. 석씨는 "슬로프가 나눠져 있어 소형 슬로프에선 5살 둘째 손주를 직접 안고 탔다"고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옛날 생각도 나고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석씨 가족은 가족사진을 남겨달라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생애 첫 눈썰매를 경험하는 아이도 있었다. 소형 슬로프에서 딸을 안은 채 썰매를 타고 내려온 40대 남성 A씨는 "방금 도착해 처음 탔다"며 "오늘은 딸이 처음 눈썰매를 탄 날"이라고 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눈썰매장 운영업체에 따르면 지난 3일과 4일에는 각각 3000명과 4131명이 방문했다. 많은 방문객에도 불구하고 개장일이 미뤄지면서 눈썰매장 운영기간은 지난해보다 5일 짧아졌다. 서울시는 당초 개장일을 지난달 19일로 발표했으나 따뜻한 날씨로 인공눈이 만들어지지 않아 지난달 31일 개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온 영하 3도 이하 △습도 50% 이상 등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시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하고 비도 내리면서 인공눈 생성에 차질을 빚어 개장이 미뤄졌다"고 밝혔다. 한강공원 눈썰매장은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개장이 연기됐다.
올 겨울철 한강공원 눈썰매장은 △여의도 한강공원 △뚝섬 한강공원 △잠원 한강공원에서 2월18일까지 휴무일 없이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