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란전담재판부법' 헌법소원 접수…헌재, 적격부터 따질 듯

양윤우 기자,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2026.01.26 17:06
서울중앙지법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 DB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건을 전담 판사들이 맡아 재판하도록 하는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내란전담재판부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청구인 적격 문제로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헌법소원은 직접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제기할 수 있는데 국민의힘이 어떤 기본권을 침해당했는지 명확하지 않아서다.

헌재는 26일 국민의힘이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접수받고 사건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헌법소원은 국가의 법이나 제도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보고 헌재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등록이 완료되면 사건은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 배당된다. 지정재판부는 청구인이 어떤 기본권을 침해받았는지, 헌재가 이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지 등 적법 요건을 먼저 검토한다. 재판관 3명 중 1명이라도 청구 적격성과 심판 필요성을 인정하면 사건은 전원재판부로 넘어가 정식 심리가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처럼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을 별도로 묶어 전담 판사들에게 배당하면 피고인의 사건이 일반 사건과 다른 방식으로 취급돼 평등권이 침해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여당이 재판제도를 헌법개정 절차 없이 단순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헌정 질서 파괴 행위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의 청구인 적격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건이 지정재판부 검토 단계에서 걸러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기본권을 현재·직접 침해받은 당사자가 낼 수 있다. 정당도 기본권 주체가 될 수는 있지만 당원이나 특정 피고인의 권리침해를 대신 주장하는 형태는 각하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헌법 전문가인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헌법소원에서 기본권 침해의 요건으로 검토하는 3대 요소는 직접성·현재성·자기 관련성"이라며 "국민의힘이 내란전담재판부법 때문에 침해받는 기본권이 없어서 자기 관련성이 없다. 정당이 청구하면 법적 관련성이 없다고 봐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재 내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거나,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 당사자가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당사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헌법소원 제기에 신중한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은 "내란전담재판부법 헌법소원은 아직 작성 전이고 논의 중이다. 진행 중인 재판 마무리 작업이 급해 논의 시점은 이번달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국민의힘의 적격성이 인정돼 사건이 전원재판부로 넘어가면 핵심 쟁점은 전담재판부 설치·배당 과정이 법관의 중립성과 법관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훼손하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헌법 제11조가 보장하는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인은 "특정 범죄 군만 별도 절차로 떼어내는 것이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인지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각각 2개 이상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중앙지법에는 관련 사건의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을 전담 심사하는 영장전담판사도 2명 이상 두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남세진·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영장전담판사로 보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법원 정기인사인 다음달 22일까지만 근무한다. 법원은 다음달 '법조경력 14년 이상 25년 이하' 및 '법관경력 10년 이상'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법관 중 영장전담판사 2명을 새롭게 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