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여러층 버튼 제발 누르지마"…갑질 아파트? 배달 기사들 '당혹'

김평화 기자
2026.01.31 20:30
/사진=보배드림

최근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택배·배달 기사를 대상으로 승강기 버튼 조작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것도 갑질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이 공유됐다. 해당 안내문에는 "승강기 버튼 여러 층 누르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울고 있는 캐릭터 이미지가 담겼다.

안내문 작성자는 "택배 및 배달 기사님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린다"면서도 "승강기를 잡아두기 위해 여러 층의 버튼을 누른 후 사용 시 세대에서 승강기 호출 시 많은 시간이 소요돼 기다려야 한다"며 "반드시 여러 층의 버튼을 누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수십개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내가 사는 아파트는 29층인데 엘리베이터가 하나뿐"이라며 "택배 기사가 한 번 잡으면 10분가량 기다려야 해서 한숨이 나올 정도"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특히 출퇴근 시간만큼은 여러 층을 잡아놓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택배 시켜 놓고 계단으로 가라는 말이냐, 배려 좀 하고 살자"며 안내문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는 "배달은 1집만 가지만 물건 주고받는 시간 때문에 위층을 미리 눌러놓고 내리는 경우가 있다"며 업무 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층층마다 물건 던져놓느라 늦게 내려오는 모습에 화가 난 적이 있다"며 불쾌했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둘러싼 입주민과 배달 노동자 간의 갈등은 빈번하다. 지난해 8월에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단지가 택배기사들에게 공동 현관문 카드 보증금과 승강기 이용요금을 요구했다가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해당 아파트는 택배기사들에게 공동 현관 출입카드 보증금 5만원과 승강기 이용료 월 5000원(연 5만원)을 내도록 했다. 이를 두고 택배 기사들에게 '통행세'를 부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발이 거세지자 아파트 측은 요금 수령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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