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왜 빼요?" 어르신 우물쭈물…"수상해" 은행직원 '촉', 돈 지켰다

이재윤 기자
2026.02.03 11:48

은행 직원과 경찰 도움으로 70대 지적장애 여성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20일 오전 9시 12분쯤 전북 익산 한 은행에서 "고객이 정기예금을 인출하려 하는데 송금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 의심스럽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 은행 직원은 70대 지적장애 여성 A씨가 1000만원가량 송금을 시도하자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해 경찰에 알렸다.

출동한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 소속 고은성 순경은 A씨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범죄 정황을 포착했다. 대화창에는 "지금 500만원 있어요?", "이건 비밀로 해 줘. 언니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 등 송금을 재촉하고 주변에 알리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고 순경은 이 수법이 온라인에서 호감을 쌓은 뒤 금전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판단하고, A씨에게 즉시 피해 가능성을 설명하며 송금을 만류했다. 그러나 A씨는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상대를 신뢰하고 있어 "생활비로 쓰려고 돈을 찾으려 한 것"이라며 경찰의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 순경은 현장에서 설득을 이어갔다. 결국 A씨는 송금을 포기하며 휴대전화를 경찰에게 맡겼다. 경찰은 즉시 여성이 참여 중이던 여러 개의 오픈채팅방을 삭제하고 프로필 사진도 내리도록 조치한 뒤 여성 자녀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고 순경은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로맨스 스캠이나 피싱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힘들게 번 돈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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