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잡은 건 AI가 아니었다…'AI 월드컵' 성과와 착시

오심 잡은 건 AI가 아니었다…'AI 월드컵' 성과와 착시

김평화 기자
2026.06.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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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오마르 주심이 판정을 위해 카메라로 상황을 찍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오마르 주심이 판정을 위해 카메라로 상황을 찍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6 북중미 월드컵이 AI 기술의 시험대로 떠올랐다. AI와 센서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생성형 AI는 대표팀의 전술 분석을 돕는다. 심판 시점 영상과 3차원(3D) 경기 재현까지 더해지면서 월드컵은 경기장 안팎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

AI가 비교적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분야는 중계다. 심판이 머리에 착용한 소형 카메라는 그라운드를 심판의 눈높이에서 보여준다. FIFA 공식 기술 파트너인 레노버는 AI 기반 영상 안정화 기술을 적용해 심판이 달릴 때 발생하는 화면 흔들림을 줄였다. 시청자는 선수들 사이에서 심판이 보는 시야와 경기 속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3D 그래픽으로 재현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영국 BBC는 FIFA 데이터를 활용해 전술 시점과 특정 선수 추적 시점 등으로 경기를 볼 수 있는 확장현실(XR) 서비스를 베타 형태로 선보였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 기반 3D 재현은 판정 기술이 아니라 시청 경험을 확장하는 중계·시각화 기술에 가깝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생성형 AI가 코칭스태프를 지원한다. 레노버의 '풋볼 AI 프로'는 자연어 질문을 받아 선수 움직임과 상대 팀 전술 등을 분석하는 도구다. FIFA는 참가국이 데이터 분석 역량과 관계없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각 대표팀이 AI 분석을 실제 전술이나 선수 기용에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판정 영역에서도 기술 활용은 한층 고도화됐다. 이번 대회 판정 기술의 중심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있다. 경기장에 설치된 고해상도 카메라는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센서를 탑재한 공은 움직임을 초당 500회 감지해 패스가 이뤄진 정확한 순간을 파악한다. 컴퓨터 비전 기술은 이 데이터를 결합해 공격수와 수비수의 위치를 계산한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체코 소우체크의 헤더슈팅이 골망을 갈랐으나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체코전이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 체코 소우체크의 헤더슈팅이 골망을 갈랐으나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로봇 심판' 단계까지 이르진 못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가 포착되면 부심에게 자동 알림이 전달되지만, 선수 간 거리가 가깝거나 경기 개입 여부를 따져야 하는 장면에서는 여전히 심판진의 판단이 필요하다. AI와 센서는 객관적인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보조 도구에 가깝다.

개막 초반 가장 주목받은 판정은 미국과 파라과이 경기에서 나왔다. 미국 수비수 팀 림은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에게 반칙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후 VAR 판독 결과 알미론이 반칙을 유도하기 위해 넘어진 것으로 판단되면서 림의 경고는 취소됐고, 알미론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잘못된 경고는 바로잡혔지만 이를 AI 판정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VAR 심판이 영상을 확인했고, 주심이 최종 판정을 변경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재개된 뒤 VAR이 개입한 절차를 두고도 논란이 남았다. 판정에 대한 불만과 기술 자체의 오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AI 월드컵'의 초반 성적표는 중계 혁신에서는 합격, 판정 신뢰에서는 평가 보류에 가깝다. AI와 센서는 위치와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새로운 시청 경험을 제공했다. 생성형 AI는 전술 분석의 문턱을 낮췄다. 다만 오프사이드 판독, VAR, 심판 시점 영상, 3D 경기 재현, 생성형 AI 전술 분석은 각각 다른 기술이다. 판정 논란까지 AI의 성과나 실패로 묶어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평가다.

2026 월드컵 AI 활용 어디까지/그래픽=윤선정
2026 월드컵 AI 활용 어디까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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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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