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약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을 추가로 기소한 데 대해선 "공소권 남용"이라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곽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다만 김씨의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곽 전 의원을 별건으로 추가기소한 것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사실상 동일 내용에 대해 1심 판단을 두 번 받게 한 실질적 불이익"이라고 밝혔다.
곽씨의 뇌물 혐의에 관해선 "곽씨가 뇌물 수수 범행에 공모했다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곽 전 의원이 김씨로부터 청탁·알선을 대가로 50억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했다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가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 등에게 정치자금 기부를 알선하거나 법인 자금으로 후원금을 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방지 청탁 알선 대가 및 국회의원 직무 관련 뇌물로 약 25억원에 달하는 액수를 수수하고 이를 화천대유 직원이던 곽씨의 퇴직금과 성과급으로 가장·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3년 2월 검찰이 곽 전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법원은 무죄로 판결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금품을 직접적으로 수수한 아들 곽씨의 혐의를 입증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같은 해 10월 곽 전 의원을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은 곽씨가 곽 전 의원과 공모해 뇌물을 수수했다며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2016년 4월 곽 전 의원과 공모해 남 변호사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 수재·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곽씨에게 징역 9년, 곽 전 의원에게 징역 3년, 김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곽씨가 수수한 뇌물 액수의 2배에 달하는 벌금 50억1000여만원과 추징금 25억5000여만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곽씨는 지난 최후진술에서 "첫 조사를 받고 결심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인 오해를 풀고자 노력했다"며 "아버지의 개입이 없었다는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