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가 만드는 글로벌 미래]1-①

대한민국이 글로벌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스마일 커브'(Smile Curve) 이론에서 부가가치가 낮다고 여겨지던 제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인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붐, 전력망 확충 수요와 맞물리며 반도체·변압기·전선 등 첨단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을 떠받치고 있다. AI 혁명이 소프트웨어 혁명을 넘어 한국 제조업 전성시대를 이끌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은 조선·방산·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도 한국 제조업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른 제조업 선진국과 달리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단순한 업황 사이클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년 치 수주잔고가 쌓이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이 한국을 '세계 경제의 승자'로 표현하는 이유다.
한국 제조업의 저력은 축적된 결과물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고도화에 나섰고, 그걸 지켜냈다. 최근 제조업의 성과를 단순히 외생 변수에 따른 '우연한 결과물'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한국처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인프라, 석유화학, 철강 등 다양한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대한민국 경제의 진정한 저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중국과 남다른 산업 공급망을 형성해 온 만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제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은 추후 이어질 재건 사업에서 한국 제조업의 존재감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발전설비와 전력망, 플랜트, 건설장비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전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선진국들은 핵심 제조업의 생산 영역을 대부분 해외 생산 기지로 보내고, 부가가치가 큰 영역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기술 패권과 경제 안보 시대에 굉장히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의 제조업은 AI와 글로벌 패권 경쟁이 맞물리면서 분명한 기회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