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노역하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들이 2019년 일본 기업 니시마츠건설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게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5명이 일본 니시마츠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상고 기각했다.
피해자 김모씨는 일제강점기 당시 함경북도 부령군에 있는 니시마츠건설 군수사업체에서 근무하다 광복 전인 1944년 5월 사망했다. 유족 측은 2019년 6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쟁점은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다. 대법원은 2012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했다. 업체의 불복으로 해당 판결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다시 확정됐다.
민법 제766조는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해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으면 이를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 법원은 2012년 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시효 3년이 지났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청구권 행사 기간이 지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2심 재판부는 2018년 판결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유족 승소 판결을 했다. 2심은 배모씨에게 2000만원, 나머지 4명에겐 각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2심은 유족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라는 전제하에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 및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