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와 육아를 전담해 온 아내가 남편 외도와 이혼 요구로 쫓겨날 위기라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법적 조언을 구했다.
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결혼 12년 차 전업주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가 20대 중반이었을 때 아버지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불안감에 떨고 있던 당시 지금의 남편이 나타났다. 10살 연상이었던 남편은 6개월간 연애하는 내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주겠다. 내가 만든 그늘에서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말했다.
기댈 곳이 필요했던 A씨는 남편 말을 믿고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결혼 이후 A씨 손은 점점 거칠어졌다. 남편 눈치를 보느라 친구도 마음 편히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A씨는 가족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살림과 육아를 도맡으며 남편이 벌어온 돈을 알뜰하게 모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남편은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A씨가 따지자 남편은 오히려 이혼을 요구했다. A씨가 "맨몸으로 못 나간다"고 하자 남편은 "그동안 내가 번 돈으로 먹고 살았잖아. 돈 한 푼 안 벌어다 줬으면서 뭘 바라냐. 먹여주고 입혀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좋게 말할 때 그냥 나가라"고 말했다.
A씨는 "저는 살림과 육아만 했다. 제 명의로 된 재산은 하나도 없다. 집과 차, 예금 모두 남편 명의"라며 "남편이 주식이나 코인을 한다고 들었는데,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빠처럼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겠다던 사람이 이제는 저를 빈털터리로 내쫓으려 한다"며 "12년간 내조한 대가가 이건지 속상하다. 정말 위자료도, 재산분할도 못 받고 쫓겨나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 공동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라며 "재산 명의와는 무관하다. 집과 차량, 예금 등이 모두 남편 명의라고 해도 A씨 기여가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12년 동안 전업으로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면서 남편 경제 활동을 뒷받침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가사나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야 했을 것"이라며 "가사 노동과 육아는 배우자 재산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남편 명의 재산도 부부 공동 노력으로 형성됐으므로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혼 소송 과정에서 배우자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재산 명시 명령'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법원이 명령을 내리면 배우자는 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할 경우 감치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배우자가 가진 부동산과 예금, 주식, 차량 등 재산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법원에 재산 조회를 신청하면 숨겨진 재산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