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도형)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2001년 9월 8일 새벽 3시쯤 경기 안산시 한 연립주택에 침입해 자고 있던 남성 B씨(당시 37세)를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그의 아내 C씨(당시 33세)에게도 중상을 입힌 뒤 현금 1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A씨가 C씨를 결박할 때 사용한 검은색 절연 테이프 등을 확보해 DNA(유전자 정보)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DNA 검출 기술력 한계로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으나 2015년 7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강도살인죄 공소시효가 없어지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2020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보관 중이던 증거물에 대해 재감정을 의뢰, 테이프에서는 A씨 DNA가 검출됐다. A씨는 다른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2017년부터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다.
전주지검은 보완 수사 끝에 2024년 12월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법정에서 "테이프는 적법한 압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보관도 부실해 증거 능력이 없다. 사건 당일 해당 주택에 간 사실도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테이프는 현장에서 수거된 것으로, 일부 절차상 미비가 있었다 하더라도 증거 능력을 배제할 정도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감식 보고서와 현장 사진을 종합하면 테이프는 현장에서 발견·압수된 동일 물건으로 인정된다. 피고인이 다른 범행으로 오랜 기간 구속됐던 만큼 누군가 고의로 피고인 DNA를 테이프에 묻혀 증거물과 바꿔치기하는 등 조작이나 훼손이 있었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C씨는 사건 직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인 인상착의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범행 직전 피고인은 안산에서 전입신고와 인감증명서 발급, 차량 등록 등을 진행했다. 범행 수법도 피고인의 과거 강도·절도·강간 범행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B씨를 잔혹하게 살해했고, 배우자를 잃은 C씨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재산상 이익을 노린 강도살인은 살인 범죄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다. 피고인이 다수 강력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상태에서 다시 범행한 점과 현재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화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