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선 경찰서·법원에 전문직원 상주… 형사체계 전반서 관리

오석진, 정진솔 기자
2026.02.12 04:13

[기획]늘어나는 정신질환 수용자④
국내선 전문가 아닌 수사기관이 감정 필요성 판단
급여·연구환경개선 등 통해 관련인력 유인책 필요

진주교도소.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시스

정신질환 수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해외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교정본부에서 일하는 의료인은 공무원인 탓에 봉급이 상대적으로 적다. 치료감호소에서 일하는 의료인이나 구치소에서 일하는 의료인은 평균 1억6000만원대 연봉을 받는다. 지방권 봉직의(페이닥터) 연봉이 3억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국립법무병원 주치의로 근무했던 차승민 아몬드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은 "환자군도 거칠고 급여와 명예도 적은 편이다. 환자들로부터 고소·고발도 잦으니 지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꼭 급여가 아니더라도 연구환경을 개선해주는 등 유인책을 통해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1년 법무부 교정개혁위원회가 정신보건간호사 등 의료보조인력 확보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안을 냈지만 여전히 요원하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2020년 교정상담학연구에 실린 '공중보건적 접근에 의한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효율적 관리방안'은 지방 교정청별로 원격의료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정신건강 전담조직 체계를 구성하라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영국은 정신질환 범죄자가 체포된 뒤 수용되기 전까지의 '2차 예방과정'에 주력한다. '1차 예방과정'은 정신질환자가 범죄자가 되기 전에 막는 것이다.

영국은 연계 및 전환서비스(L&D)를 통해 형사사법시스템 체계 전반에 걸쳐 정신질환자를 관리한다. 각지의 경찰서와 법원엔 항상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비하기 위해 상주하는 담당 전문직원이 있다. 전문교육을 받은 직원이 추가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치료 및 관리 기관에 맡긴다.

국내에서도 피의자가 감정요청을 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판단 주체가 수사기관으로 사법경찰관이 의무적으로 감정을 요청해야 하는 건 아니다. 결국 법원이 정신감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 이후 판사가 치료감호를 명하면 법무병원으로 이송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행된 '형사사법에서 정신감정의 신뢰성 제고 및 효과적 활용방안 연구'는 기소 전 정신감정의 활성화 및 형사절차 이해도가 높은 정신감정인 육성이 요구된다고 제언한다.

정신건강 전문의 중 형사사법시스템을 잘 아는 인력을 통한 보건과 형사시스템 협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동시에 감정의 정확성을 위해 감정기관을 지금보다 다각화하고 기준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한성 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는 "이미 제도적으로 정신질환자 관리시스템이 갖춰진 해외에 비해 한국은 속도가 느린 편"이라며 "당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비용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이미 지출하는 사회적 비용에 비해선 훨씬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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