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휴전과 안전보장안이 마련될 때까지 대통령 선거와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외신이 보도한 '5월 선거설'을 공식 부인했다.
1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3개월 내 대통령 선거 실시'에 대해 "필요한 모든 안보 보장이 갖춰지면 선거로 나아갈 것"이라며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휴전이 확립되면 선거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앞으로 3개월 내 러시아와의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FT 보도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FT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5월 중에 국민투표와 대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인 오는 24일에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FT 소식통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거 실시를 위해 3~4월 중 법 개정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으로 계엄령이 선포되고 국토의 약 20%가 점령돼 피란민 수백만명이 발생한 상태에서는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쟁으로 인한 계엄령으로 선거가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2024년 3월에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는 실시되지 않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투표 없이 연임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원하는 6월까지의 종전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만 여름까지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말이 아닌 실질적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종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의 공통적이고 실질적인 대(對)러시아 제재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4~5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미국이 올 여름 초까지 전쟁을 종결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월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한다. 미국의 국내 정치적 사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그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중간선거를 의식해 종전 협상 체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