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자전거 매달려 1시간 질주, 피범벅 돼 숨졌다…견주 "억울해"

윤혜주 기자
2026.02.12 19:44
반려견을 전기 자전거에 매달고 달리다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사진=케어

반려견을 전기자전거에 매달고 달리다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과 동물학대예방 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2일 오후 7시 52분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의 천안천 산책로에서 자신이 키우던 대형견 파샤를 전기자전거에 매달고 달려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힘을 줄수록 조여드는 목줄에 묶인 채 시속 10~15km 속도로 1시간 가량 달린 파샤는 발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파샤가 지나간 산책길에는 800m가 넘는 구간에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를 본 시민들이 신고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개는 숨을 헐떡이는 등 구조 당시 살아있었지만 동물보호센터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A씨는 범행에 고의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온이 높은 여름밤, 구멍이 작아지는 목줄을 채운 채 운동할 경우 주기적으로 목조임 정도를 살폈어야 하지만 피고인은 이런 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견은 2차례 주저앉기도 했지만, 물조차 제공하지 않아 결국 질식과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파샤가 피를 많이 흘리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뒤에도 주변 행인들과 말다툼만 했을 뿐 구조 조치는 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부인하고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확정적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가 끝난 후 A씨는 "억울하다"는 말을 남겼다. 항소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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