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최민정 감동레이스 명장면…"언니가 동생에게 양보?"

박다영 기자
2026.02.21 14:56
[밀라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일 (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길리(왼쪽)와 최민정이 역주하고 있다. 2026.02.21. /사진=박주성

김길리와 최민정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1500m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딴 가운데 두 사람이 동시에 선두를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한 명장면이 화제다.

김길리와 최민정은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경기는 초반부터 탐색전이 치열했다. 두 선수는 레이스 중반까지 3~5위권을 유지하며 힘을 비축했고 추월 기회를 엿봤다.

최민정이 먼저 경기의 흐름을 깨고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최민정은 7바퀴를 남겨두고 단숨에 2위로 치고 나갔다.

5바퀴를 남겨둔 시점에는 김길리도 시동을 걸었다. 4바퀴가 남았을 때 김길리는 3위까지 올라섰다. 2바퀴가 남았을 때는 최민정과 김길리가 선두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후 1위로 달리던 커린 스토더드를 김길리는 인코스로, 최민정은 아웃코스로 동시에 추월하면서 명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길리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로 치고 나갔고 최민정과 거리를 더 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밀라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일 (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김길리, 최민정이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6.02.21. /사진=박주성

두 선수가 동시에 선두를 제친 데다가 이 과정에서 어떤 마찰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민정이 김길리를 막는 대신 승리를 양보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최민정이 추월하는 김길리에게 길을 열어주지 않았냐는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이 서로를 동료로서 아끼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되면서 이런 해석까지 나왔을 뿐, 실제 경기에서 최민정이 양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길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했으며 최민정은 "제가 전술적으로 생각했던 레이스를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0일 (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길리와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서로를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6.02.21. /사진=박주성

이번 경기에서 빛났던 것은 서로를 향한 두 사람의 애정이었다. 경기 직후 은메달을 딴 최민정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김길리를 먼저 안아주고 우승을 축하하는 모습이 포착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길리는 어린 시절부터 최민정을 롤모델이자 우상으로 삼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민정은 경기를 마친 후 "이제 올림픽에서는 나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올림픽 은퇴를 선언하면서 "(1500m 경기 후) 길리에게 '1등이 한국 선수, 그중에서도 길리 너라서 기쁘다'며 축하해줬다. 나도 과거 전이경 선배 같은 분을 보며 꿈을 키운 것처럼 길리도 나를 보며 꿈을 키웠고 잘 해줬다. 덕분에 나는 한결 편하게 쉴 수 있을 것"이라고 김길리를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김길리는 최민정의 올림픽 은퇴 소식을 전해들은 후 눈물을 보였다. 그는 "(최)민정 언니한테 많이 배우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나도 언니를 바라보며, 언니만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 애정을 표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