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가방 리폼, 상표권 침해 아냐"…대법 첫 판단

정진솔 기자
2026.02.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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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모습./사진=뉴시스

'루이비통' 상표가 부착된 명품 가방을 수선한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가 상표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법리적으로 평가한 첫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루이비통이 "상표권 침해를 하지 말아 달라"며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씨의 리폼 행위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상표의 사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이와 달리 판단했으므로 파기·환송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가방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요청받아 제품을 리폼한 후 돌려준 경우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리폼업자가 실질적으로 일련의 리폼 과정을 지배, 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이를 자신의 상품으로 둔갑시켜 거래 시장에 유통되게 했다고 평가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소유자의 리폼 요청 경위와 내용 △리폼 제품의 목적, 형태, 개수 등에 관한 최종적 의사 결정의 주체 △리폼업자가 수령한 대가의 성격 △리폼 제품에 제공된 재료의 출처 △그 재료가 리폼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 △리폼 제품의 소유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봤다.

A씨는 2017~2021년 고객에게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을 재사용해 다른 크기의 모양의 가방과 지갑 등을 제작했고 고객으로부터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수선비를 받았다.

이에 루이비통 측은 A씨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상표권 침해금지 및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1심은 루이비통 측 청구를 일부 인용해 A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인 특허법원은 지난해 10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씨의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봤다. A씨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법리적 중요성,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26일 공개변론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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