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첫 범행 때 체포했으면"...연쇄살인 몰랐던 유족, 경찰 규탄

류원혜 기자
2026.03.04 08:30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가 지난달 12일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던 모습./사진=뉴스1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의 두 번째 피해자 유족 측이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해 추가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규탄했다.

4일 피의자 김모씨(22)의 범행으로 숨진 피해자 A씨 유족의 법률대리인인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전날 성명을 내고 "경찰이 1월 9일 상해 진정서를 접수했고, 1월 28일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경찰은 2월 초쯤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있었으나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즉시 체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1월 28일과 지난달 9일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20대 남성 2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섞은 음료를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14일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 주차장에서 당시 교제하던 20대 남성에게 같은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체포됐고, 당일 오후 세 번째 피해자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 등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살인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하고도 행적을 면밀히 추적·감시하는 기본적 조치조차 하지 않은 것이 적절한 수사였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유족 통보 과정도 문제 삼았다. 남 변호사는 "두 번째 사망 사건 직후 유족이 직접 경찰서에 진술하러 출석했음에도 사건이 타살인지 여부조차 안내받지 못했다"며 "유족은 가족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됐다는 사실을 경찰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이어 "사건 경위와 수사 진행 상황을 가장 먼저 통보받아야 할 대상은 피해자 유족"이라며 수사 담당자 문책과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19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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