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이 X맨" 모욕죄 될까?…대법원 "가벼운 표현, 무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3.10 13:4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시스

팀내 방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X맨'이라는 표현은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씨의 모욕 혐의 사건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인천 중구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2019년 4~7월 세 차례에 걸쳐 다른 동대표 B씨를 'X맨'이라고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와 갈등 관계에 있던 A씨는 입주민들에게 "B씨가 시공사 X맨이다" 등의 발언을 하며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입주민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활동할 정도로 당시 아파트에 현안이 있었고 A씨와 B씨 모두 동대표로 여러 비대위 업무를 담당했다"며 "A씨는 비대위 업무와 관련해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행위를 했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X맨은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키기 충분한 추상적 판단이거나 경멸적 감정 표현"이라며 모욕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일부 발언은 실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X맨'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라며 무죄 취지의 판단을 했다.

대법원은 "모욕죄 판단은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 기분 등 명예 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가 아니라 당사자들 관계,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표현의 구체적 내용과 맥락 등 객관적 사정에 비춰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씨의 발언은 객관적으로 드러난 일정 사실을 기초로 B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 의견 및 감정을 나타내면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경미한 추상적 표현을 사용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X맨이라는 용어도 "조직 내부에서 반대 세력을 돕는 사람을 비꼬는 정도의 의미로 일상생활이나 언론 등에서 자주 거론되며 비교적 가볍게 사용되는 추상적 표현"이라며 "객관적으로 B씨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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