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뢰 회복, 검사·변호사도 노력해야"…법조계가 할 일은

오석진 기자, 정진솔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3.11 05:08

[기획]법원, 진짜 믿지 못할 곳인가⑤

[편집자주] 법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법원 청사에 집단 테러가 발생했고 "재판 결과는 윗선이 다 결정하는 거 아니야"라는 오해까지 나온다. 신뢰를 깎아먹는 요인이 무엇인지, 법원은 정말 신뢰할 수 없는 조직인지, 해외에서도 신뢰가 부족한 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신뢰 회복 해법을 모색한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1

법원이 사건 당사자들에게 결론에 이르게 된 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법원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일반인들에겐 사법 시스템이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에서다. 실제 당사자들은 소송의 승패보다도 과정을 설명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대다수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익명의 지방법원 소속 부장판사 A씨는 11일 "일반인들이 법원을 오가는 일은 무척 귀찮은 일임에도 불편을 감수하고 마지막으로 법원을 찾는 것"이라며 "경청이 재판의 정당성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가 절차를 잘 모른다는 인식을 법관들이 갖춰야 한다"며 "이들은 귀찮은 민원인이 아니라 국가 사법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고 했다.

판사들은 하루에도 사건을 수십권씩 처리하다보니 당사자의 말을 다 들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경청이 쉽지 않아 우수법관 중엔 경청하는 판사들이 많다.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B씨는 "변론 종결 시 당사자에게 1분 정도 시간을 주시며 '하시고 싶은 말씀 하시라'고 말하는 재판부도 있다"며 "사법부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척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법원 신뢰 하락은 법조계 전반의 신뢰 하락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법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먼저 재판에 참석하는 검사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기계적인 절차 진행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형에 대한 불만도 많다. 통상 검찰 구형량의 절반 이상의 형량이 선고되면 검찰은 입증에 성공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다소 무거운 형을 구형하는 것이 실무적 관행이었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증거들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 C씨는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고 그 절반 정도로 선고되면서 사건 당사자들은 '제대로 선고가 안 나왔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구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보통 검찰은 입증을 위해 자잘한 증거까지 모두 신청한다"며 "이러면 재판이 늦어지고 재판 지연은 사법 불신으로도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서초동의 변호사 D씨는 "수임 단계에서 '무조건 무죄'라고 의뢰인을 구워삶는 경우가 아직 많다"며 "결과가 잘 안 나와도 책임이 크지 않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일반인들이 법조계 전체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무죄를 다투고 싶은 의뢰인을 상대로 변호사 말을 들으라며 '무조건 인정하라'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닭과 달걀의 논쟁일 수 있지만 법원 판단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먼저라는 의견도 많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E씨는 "당사자들이 법원에 왜 오는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법원 판결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법"이라며 "양쪽이 좋아하는 결과가 판결의 신뢰를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결국 만족과는 별개로 판단을 존중하고 수긍하는 문화를 모두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 로고(왼쪽), 대한변호사협회 로고(오른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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