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AI D램으로' 엔비디아도 부족한 LPDDR, 몸값 더 뛴다

'모바일→AI D램으로' 엔비디아도 부족한 LPDDR, 몸값 더 뛴다

김남이 기자
2026.06.12 13:3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엔비디아, LPDDR 가장 큰 수요처로 떠올라...LPDDR, 2분기도 전분기 대비 가격 80% 상승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스피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스피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AI(인공지능) 서버와 AI PC 확산으로 '모바일 D램'으로 불리던 LPDDR(저전력 D램)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엔비디아가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전자(327,000원 ▲28,000 +9.36%)를 제치고 세계 최대 LPDDR 구매 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모바일 중심이던 LPDDR 시장의 수요 구조가 바뀌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애플, 삼성전자(모바일사업부)을 넘어 LPDDR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엔비디아의 LPDDR 구매량이 애플과 삼성전자를 합친 규모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PDDR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전압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된 D램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돼 '모바일 D램'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전력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AI 서버와 AI PC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베라(Vera)'에는 LPDDR5X 4개를 결합한 소캠2(SOCAMM2) 모듈 8개가 장착된다.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NVL72'에는 베라 CPU 36개가 탑재되는 만큼 시스템 1대에 들어가는 LPDDR5X 수량만 1000개를 넘어선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더 많은 LPDDR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베라 CPU에 탑재되는 소캠2 모듈 용량이 192GB(기가바이트)에서 96GB로 축소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메모리 수요 감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수요 둔화가 아닌 공급 부족에 따른 전략적 선택으로 본다. 제한된 LPDDR 물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베라 CPU 출하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LPDDR 총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PDDR 수요 증가는 AI PC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RTX 스파크 기반 AI PC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RTX 스파크 플랫폼은 최대 128GB LPDDR5X를 지원한다. RTX 스파크를 탑재한 첫 노트북 제품군은 올해 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생성형 AI를 클라우드가 아닌 PC에서 직접 실행할 경우 메모리 용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64GB와 128GB LPDDR5X를 탑재한 시스템을 비교한 결과 128GB 모델의 작업 수행 속도가 약 30% 더 빨랐다. 메모리 용량이 부족하면 CPU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이동시켜야 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대기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128GB는 현재 일반 PC에 탑재되는 메모리의 4~8배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생성형 AI를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한 최소 수준으로 본다.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향후 AI PC 전반에서 메모리 탑재 용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폭발적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2,218,000원 ▲117,000 +5.57%),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엔비디아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현재 공급 능력으로는 엔비디아가 예상 수요의 약 60% 수준에 해당하는 LPDDR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LPDDR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AI 서버와 AI PC라는 신규 시장이 추가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LPDDR 가격은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약 60% 상승했고 2분기에는 상승폭이 8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도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AI 활용이 많아지면서 필요한 LPDDR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베라 루빈' 등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LPDDR 확보가 더 빠듯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