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달라고 했다"…아내 '촉탁살인' 주장한 50대 남편

박효주 기자
2026.03.22 10:32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잠든 사이에 살해한 5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4부는 지난 10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 씨(59)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전 0시6분쯤 안산시에 있는 주거지에서 배우자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전후 두 차례에 걸쳐 B씨가 처방받아 둔 향정신성 의약품 알프라졸람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우울증에 걸린 B씨가 여러 차례 '살기 힘드니 죽여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다.

다만 검찰은 통합심리 분석과 의료 자문을 거쳐 B씨가 수십년간 우울증을 앓고 있어 정상적인 의사 결정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를 장기간 간호하던 A씨 역시 정신적으로 소진돼 당시 상황을 탈피하고 싶어 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발견된 유서는 A씨가 B씨를 적극 설득해 작성됐고 사건 무렵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점도 파악했다. 이를 종합해 검찰은 A씨에게 '촉탁살인죄'가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촉탁살인은 사람의 촉탁(부탁)을 받아 그를 살해하는 범죄로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명시적이고 진지한 살해 요청을 받고 살인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경우 피고인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점과 비교하면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검찰은 심리적 우울증에 의한 촉탁은 진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하급심 판례 등을 검토해 A씨에게 일반 살인죄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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