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방탄소년단) 컴백 공연이 대규모 인파 속에도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되면서 정부의 선제적 안전 대응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당초 최대 30만명으로 예상됐던 인파가 실제로는 6만~10만명 수준에 그치면서, 공무원 1만명 이상을 투입한 대응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23일 행정안전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는 경찰·지자체·소방 등 공무원과 공공기관 인력을 포함해 총 1만5000여명의 안전 인력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공무원만 1만명이 넘는다.
경찰은 이번 행사에서 인파 관리와 범죄 예방, 테러 대응 등 주요 위험 요인에 대해 사전 대비를 강화했고, 실제로 큰 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간담회에서 "공연 당일 접수된 112 신고는 총 74건으로 대부분 교통 불편과 소음 관련 민원이었다"며 "중대한 사고나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찰은 차량 돌진, 드론 공격, 폭발물 반입, 흉기 난동 등 다양한 테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에 나섰다. 공연장에는 MD(문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스타디움형 인파 관리 방식'을 적용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행안부도 '단순 인파' 관리가 아닌 '테러 대응'까지 포함된 복합 안전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공연장이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데다 중동 정세로 테러 경계가 강화된 상황에서 선제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사고 발생 시 사회적 비용과 책임이 막대한 만큼, 안전을 단순한 비용 논리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대형 행사였고 중동 상황에 따른 테러 우려도 있었다"며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0개국에 생중계된 행사에서 단 한 건의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된 것 자체가 대응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공연을 앞두고 학교와 공공기관 전반에서도 안전 대비가 강화되는 등 현장 밖에서도 긴장감이 높았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연을 앞두고 초·중·고에 다중운집 사고 예방 안내문을 배포하고 혼잡 지역 방문 자제와 행동 요령 숙지를 당부했다.
이 같은 정부의 대응을 두고 과잉 논란도 제기된다. 앞서 경찰과 서울시는 광화문에서 숭례문 일대까지 인파가 밀집할 경우 26만~30만명이 모일 수 있다고 보고 대응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현장 인파는 행안부 인파관리시스템 기준 약 6만2000명, 하이브 추산 약 10만4000명 수준이었다.
이 같은 '예상과 현실의 괴리'는 공무원 대규모 동원 논란으로 이어졌다. 휴일 민간 공연에 1만명이 넘는 공무원이 투입되면서 세금 부담과 행정력 낭비, 다른 지역 응급 대응 공백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26만~30만명 수치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최대치'였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공간이 최대 밀도로 채워질 경우를 전제로 산출된 수치라는 것이다. 박 청장은 "경찰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부족한 것보다 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성과로서의 무사고'와 '결과 대비 과잉 대응' 사이의 시각 차이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인파 관리 기준이 사후 대응에서 사전 통제로 전환된 만큼, 결과와 무관하게 보수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당초 정부의 추정치는 현실적으로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이태원 참사 후 첫 대형 도심 행사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통제와 보수적 대응은 불가피한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도한 통제로 공연장 주변에서 분위기를 함께 즐기려는 시민 참여가 제한된 측면도 있었다"며 "향후에는 광장형 행사에 맞는 운영 방식이나 보다 통제가 가능한 공간 활용 등 점진적인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