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머리채 잡고 질질, 3주 의식불명...70대가 층간소음 착각해 폭행

윤혜주 기자
2026.03.27 17:0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오해해 이웃을 무참히 때려 살해하려 한 7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고등법원은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형의 집행종료일부터 5년간 보호관찰 명령도 유지됐다.

A씨는 지난해 5월9일 오후 1시 38분쯤 대전 동구 한 아파트 출입구에서 윗집 이웃 60대 여성 B씨를 만나자 "왜 잠을 못 자게 사람을 괴롭히냐"며 마구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린 후 머리채를 잡고 약 15m 거리를 끌고 갔다. 그 자리에서 발로 걷어차거나 밟는 등 57회에 걸쳐 폭행했다.

이를 목격한 한 주민이 A씨를 제지하면서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B씨는 약 3주 동안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향후 추가 치료도 받아야 한다.

A씨는 2022년부터 B씨가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한 달 전 B씨를 찾아 불만을 얘기하려고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A씨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B씨 주거지에서는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민원 처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줄곧 B씨가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착각했으며 B씨를 만나면 위해를 가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후 우연히 B씨를 만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때리고 저항하지 못하자 사람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가 구타했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당시 장화를 신고 있었다면서 살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장화를 신고 있었어서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등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범행 당시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 역시 제출된 증거를 살펴보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1심은 범행 내용과 피해자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고 당심에서 형량을 바꿀 사유가 있는지 살펴봤으나 이를 바꿀 사유가 없어 보인다"며 "항소심에 이르러 1000만원을 추가 공탁했으나 피해자 측이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유리한 사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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