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마스크처럼…쓰레기봉투 사재기도 '매점매석' 처벌될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3.31 15:56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요소수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중동 전쟁 여파로 쓰레기봉투, 빵을 싸는 봉투, 세탁소 비닐 등 생활 밀착형 비닐 제품까지 품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사재기 움직임도 우려된다. 정부가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지정하면 매점매석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 물품에 대한 사재기를 법적으로 규제하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물가안정법)에 따라 정부가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별도로 지정·고시해야 한다.

지정된 이후부터 매점매석 행위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된다.

실제로 정부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요소수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자 지난 27일부터 '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를 매점매석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요소수 제조·수입·판매업자 및 요소 수입·판매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품을 과다 보유하거나 판매를 기피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는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7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신규 사업자의 경우 일정 기간 내 판매하지 않는 행위도 매점매석으로 간주된다. 다만 생산 확대나 반품 증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위반하면 시정명령과 함께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고 물품 몰수도 가능하다.

현재 수급 불균형으로 거론되는 쓰레기봉투 등 비닐 제품은 아직 매점매석 금지 대상이 아니다. 다만 나프타 수급 차질이 실제 생산 감소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 요소수처럼 정부가 매점매석 금지 품목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법원은 그동안 매점매석 행위를 처벌하는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대법원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마스크를 대량 보관하거나 판매를 지연한 행위가 있더라도 단순히 고시를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가격 상승을 노린 '폭리 목적'이 인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확보한 물량을 보관한 경우가 문제된 사안에서는 사후적인 가격 상승만으로는 매점매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도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경제활동까지 처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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