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서울고검 인권침해 TF(태스크포스)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연이어 공개된 진술 회유 관련 녹음 파일이 조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고검 인권침해 TF는 검찰이 연어회와 소주를 검찰청에 반입해 핵심 피의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6개월 넘게 진행하고 있다. TF는 그간 당시 수사 검사인 박상용 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 핵심 관련자를 조사했다.
TF는 이 전 부지사가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사실에 술과 연어회를 반입해 진술을 회유하려 했다"고 폭로하면서 만들어졌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18일 TF를 꾸려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6개월여간 이렇다 할 성과가 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이달 초 김 전 회장의 진술 관련 녹취록 등이 공개되면서 TF 수사 범위가 확대됐다. 녹취록에는 김 전 회장이 2023년 3월 구치소에 접견 온 지인에게 "이재명 대통령에게 돈을 준 게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TF가 김 전 회장에 대한 진술 회유 정황도 추가로 살피며 수사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진술 회유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이 추가로 공개된 것도 조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전 부지사를 변호했던 서민석 변호사는 지난 29일 박 검사로부터 진술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통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 변호사는 이날도 방송에 출연해 녹취록을 추가 공개하며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박 검사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그건 오히려 본인(서 변호사)이 나에게 제안했고 내가 안 된다고 했던 이야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서 변호사가 먼저 '종범으로 의율해달라'며 선처 요구를 했고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이 짜깁기 됐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녹취록이 존재하는지 몰랐던 TF가 녹취록의 내용을 다시 살피고 진위를 새로 따져야 하므로 수사 기간이 길어지는 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는 "사안 자체가 실무상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짜집기 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러나저러나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검사는 향후 서 변호사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