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봉' 재고 많다는데..."편의점 가보면 품절" 불안이 키웠다

정세진 기자, 송민경(변호사) 기자
2026.04.01 04:00

지난주 종량제봉투 日평균 270만장 팔려… 평소 5배
사재기 심해지면 '매점매석 금지품목' 지정 법적 규제

중동 사태 장기화로 비닐을 만드는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확산되며 생필품 품귀 현상을 우려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31일 경기 수원시의 한 편의점에 종량제 봉투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 살배기 딸을 키우는 이모씨(40)는 잦은 기저귀 교체로 종량제봉투가 수시로 필요하지만 중동사태 이후 구하기 어려워졌다. 집 근처 편의점에는 75리터짜리 종량제봉투만 남았다.

대통령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한목소리로 "종량제봉투 재고가 충분하다"고 강조하지만 국민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의 종량제봉투 재고는 6790만장으로 통상 4개월치를 확보했다.

정부도 종량제봉투 수급에 이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종량제봉투 품절사태와 관련, "실제로 보면 재고가 충분하다"며 사재기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SNS(소셜미디어)에 "최악의 경우 종량제봉투 대신 일반봉투 배출도 허용할 것이기 때문에 사재기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중동사태 이후 종량제봉투를 사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대문구 대현동에 사는 오모씨(30)는 "출근할 때마다 집 근처 편의점 문 앞에 붙은 '종량제봉투 없음' 안내가 그대로인지 확인한다"며 "동네를 돌아다녀도 5리터짜리밖에 없다고 하고 대형마트에선 1인 1장씩만 판매한다"고 했다. 종량제봉투를 마트와 편의점에 공급하는 지자체는 재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중동사태 이후 종량제봉투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발주량이 최대 5배 늘었다"며 "소수의 구매자가 대량구매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판매소 자율적으로 판매량을 제한해달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민들의 불안심리에 서대문·은평·성동·동작구 등은 관내 주민에게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수급상황 안정적으로 관리 중' '가격인상 계획 없음' 등을 안내했다. 그럼에도 시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치구별 종량제봉투 판매량은 하루 평균 270만장으로 지난 3년간 하루 평균 판매량인 55만장의 4.9배 수준이었다.

사재기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다. 종량제봉투, 세탁소 비닐 등 생활밀착형 제품까지 사재기로 품귀 가능성이 높아지면 정부가 수급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지정해 매점매석 등으로 처벌하는 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 물품에 대한 사재기를 법적으로 규제하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물가안정법)에 따라 정부가 수급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별도로 지정·고시해야 한다. 지정된 이후부터 매점매석 행위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대상이 된다.

정부는 중동지역 정세불안으로 요소수 가격상승 우려가 커지자 지난 27일부터 '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를 매점매석 금지품목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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