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출 관련 정보를 동의 없이 계열사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저축은행들에 각각 부과된 약 10억 원의 과징금에 대해 법원이 "위반 행위에 비해 과다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지난 2월 예가람저축은행·고려저축은행 등이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금융위는 예가람저축은행이 2019년 12월~2021년 11월 저축은행 업무 관련 법률 검토, 경영 현황 보고 등의 목적으로 각종 약정서와 소송 관련 서류를 대주주 관계사 소속 직원에게 제공하면서 고객 63명의 개인신용정보 77건을 동의 없이 전달했다고 봤다.
또 고려저축은행이 2018년 4월~2021년 11월 법률 검토를 받기 위해 대출약정서와 관련 서류를 대주주 관계사 소속 변호사에게 제공하면서 고객 71명의 개인신용정보 71건을 동의 없이 넘겼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위는 2024년 12월 예가람저축은행에 과징금 10억3400만원을, 고려저축은행에 9억4800만원을 부과했다.
저축은행들은 "처분 근거 규정은 2020년 2월 개정돼 2020년 8월 시행된 신용정보법에서 신설된 조항이므로, 그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처분 근거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용정보보호법상 '개인신용정보'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제공된 정보가 개인의 신용을 판단하기 위해 활용된 경우여야 하는데, 법률 자문을 목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과징금 액수가 과다하다며 금융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축은행들이 이 사건 정보를 제공해 직접적으로 얻은 부당이득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법률비용 절감에 따른 간접적인 이득액도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과징금을 그대로 부과하는 것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신용정보보호법에 따른 조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잘못은 있지만, 관련 규정에 관한 해석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 신용정보법 시행 전에 이루어진 원고들의 행위는 과징금 액수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 각 처분이 곧바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동의 없이 제공한) 서류에는 고객 성명, 주소, 계좌번호, 대출 취급 사실, 대출 일자 및 금액, 연대보증 사실 등이 기재됐다"며 "신용정보 주체의 신용을 판단할 때 필요한 정보로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