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채수근 해병 유족들이 법정에서 "지휘관들 자식이었어도 가늠 안 되는 흙탕물에서 안전장비 없이 투입했을지 묻고 싶다"며 "(죽은 아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채 해병 모친 하모씨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씨는 "저희 부부가 늦은나이에 결혼해 몇년간 서울에 있는 병원을 다니며 어렵게 낳은 아들"이라며 "보면서 너무 행복했고 모든게 다른 세상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런 아들이 2023년 7월19일 이후 하늘의 별이 됐다"며 "저희 부부도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다"고 했다.
하씨는 또 "자식 먼저 보낸 부모가 아니라면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며 사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성근 등 관계자들의 엄벌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그래야만 저희 아들을 떳떳히 볼 수 있다. 아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임 전 사단장은 하씨가 진술하는 동안 피고인석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사망한 채 해병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였던 또 다른 피해 장병도 이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장병 이모씨는 "잠을 못자고 그 때 당시 기억이 아직도 난다"며 "반드시 사단장이 처벌돼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감정이 격양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이행하던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하게 수중수색하도록 지시해 채 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단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 수사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및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장화(가슴 높이까지 오는 수트)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또 임 전 사단장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수중수색 사진을 보안 폴더로 옮긴 것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발견했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됐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도 등 사실상 작전통제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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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임 전 사단장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 이완규 전 법제처장은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첫 공판 당시 밝혔다. 임 전 사단장도 변호인과 뜻을 같이한다고 했다.
남은 증거조사 절차가 끝나고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임 전 사단장에게 구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