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기소 특검 또 띄운 정치권…법조계 "12만건 미제는 어쩌고"

양윤우 기자
2026.04.14 15:10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DB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수사를 겨냥한 이른바 '조작 기소 특별검사' 출범을 예고하면서 법조계에선 대규모 검찰 인력 이탈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 검찰청에 장기 미제 사건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으로 또 검사들이 빠져나가면 사건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

1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중간보고회에 참석해 특검 출범을 예고한 이후 검찰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국정조사 이후 조작 기소 특검을 통해 의혹의 티끌까지 낱낱이 밝혀내겠다. 책임자들을 반드시 역사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검찰은 종합특검이 요청하는 검사 추가 파견도 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종합특검팀은 최대 15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는데 이중 12명만 채워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미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쌓여 있는 사건의 양이 비정상적 수준"이라며 "정치 사건으로 또 인력을 또 빼면 일반 국민들의 사건은 수백 건씩 뒤로 밀릴 것"이라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검찰 인력 운용 상황과 관련, "합동수사본부와 제2차 종합특검, 공소 유지에 필요한 검사들까지 합하면 91명 정도가 (검찰 밖으로) 나가 있다"며 "이 인력들은 검찰 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들이다. 보통 초임 검사 서너 명 몫을 해야 하는 핵심 검사들이 100명 가까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일선 검찰청의 업무 부담 수준에 대해 "요즘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서 근원적으로는 인력 문제가 보강이 안 될 경우에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특검 제도의 특성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특검은 수사기관에서 충분히 수사를 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등에 한해 도입되는 것인데 최근에는 상설 수사기구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도 종합특검에 대해 "3대 특검을 재차 연장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며 "특검 운영은 통상적 수사 체계의 운영에 대한 예외적 조치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수사 인력 파견 등으로 인한 수사 기관의 수사 지연 등 부수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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