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혼자 등산하다 범죄 피해를 당할 뻔했다는 경험담이 확산하며 안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산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성적 농담을 건네는 노년 남성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다.
24일 한 유튜브 채널에 등산 도중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여성 2명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노년 남성 영상이 공유됐다.
남성은 여성들 옆에 앉으며 "몇 살", "아이고 이뻐라" 등 말을 걸었다. 여성들은 "서른살"이라고 대답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나이를 들은 남성은 "스무살 정도 되는 줄 알았다. 내 딸은 마흔이 훨씬 넘었다. 내 애인해도 되겠어?"라고 말했다.
여성들이 "뭐라고요?"라고 반문하자 남성은 "애인해도 되겠냐고"라고 재차 말했다. 당황한 여성들은 "누가요?"라고 되물었고 남성은 "나!"라고 답했다.
여성들은 "그건 안 되죠"라고 말한 뒤 자리를 피했다. 이후 이들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당황해서 못 들은 척 대답 안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해코지당할까 봐 억지로 받아주는데 계속 저러네", "70대로 보이는데 나이 먹고 무슨 추태냐", "딸보다 어린 여자들한테 저게 할 소린가", "나잇값 못하는 노인 추하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영상과 함께 SNS에서는 여성 혼자 등산할 경우 범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A씨는 과거 친구와 등산하기로 했던 약속이 취소돼 혼자 산에 올랐던 경험을 전했다. A씨는 "정상에 다다랐을 때쯤 50대 아저씨가 내려오고 있었다"며 "지나쳤던 남성이 갑자기 '혼자 왔네'라고 하더니 내 쪽으로 방향을 돌려 뛰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산길을 마구잡이로 방향을 틀어가면서 달렸다. 비명 지르면 위치가 발각될까 봐 비명도 못 질렀다. 할아버지와 손주로 보이는 등산객을 만나 '살려달라. 이상한 아저씨가 쫓아온다'고 했더니 같이 산을 내려가 주셨다"며 "산에 혼자 가지 말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제주 숙소 사장님들은 올레길도 여자 혼자 가지 말라고 말린다", "산은 CC(폐쇄회로)TV가 없어서 더 위험하다", "아차산에서 혼자 온 아주머니가 '남자가 쫓아온다'고 해서 같이 하산한 적 있다", "대학생 때 혼자 산에 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모텔 가자고 했다" 등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2024년에는 한 여성 유튜버가 강원 춘천시 삼악산에서 마주친 중년 여성으로부터 주의를 받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당시 여성은 유튜버에게 "어떤 아줌마가 혼자 산에 갔다가 성추행 당하고 죽었다"며 "여자 혼자 오면 안 된다. 최소 두 명씩 다녀라. 난 63세인데 절대 혼자 안 온다. 혼자 오는 건 용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위험한 짓"이라고 경고했다.
등산로는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특성상 강력 범죄에 취약한 장소로 꼽힌다. 실제 2012년 제주 올레길에서 40대 여성 등산객이 살해됐고, 2014년에는 수도권 일대에서 혼자 등산하는 여성들을 노려 성폭행과 강도를 일삼은 40대 남성이 검거됐다.
2015년 경남 창원시 무학산에서는 혼자 하산하던 50대 여성이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남성에게, 2016년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는 혼자 등산하려던 60대 여성이 강도살인 전과가 있는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2023년에는 서울 관악산에서 30대 여성이 폭행당한 뒤 끝내 숨졌다.
등산로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지자체와 경찰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외곽을 잇는 156㎞ 길이의 둘레길에 대한 범죄 예방 순찰을 강화했다. 노원구는 일출·일몰 시간대 둘레길과 공원 곳곳에 안전 순찰대 요원을 배치해 CCTV 사각지대를 살피고 있다. 도봉구는 둘레길 11개 지점에 지능형 CCTV를 설치했다.
소방청은 산악 사고 예방을 위해 △지정된 등산로 이용 △2인 이상 동행 △산악 위치 표지판 및 국가 지점 번호 확인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