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예비후보 신분으로 지하철역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에 벗어난 위법한 선거운동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경미한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당시 GTX 관련) 행사의 성격, 당시 김 전 장관의 발언 등을 보면 유권자 5명에게 명함을 준 행위는 경선운동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공식 선거운동이 아니지만 경선운동도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유권자 5명에게 명함을 건네고 지지를 요청하는 등 행동에 대해 "단순한 인사치레라고 보기 어렵다. 악수하고 사진 촬영만 했어도 충분하다고 보인다"며 "이런 행위는 선거운동의 방법과 기간을 엄격히 정해 공정한 선거운동을 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에 벗어나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3선 국회의원으로 경기도지사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정치적 경력 보더라도 경선운동에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이 명함 교부한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점, 오랜 기간 정치인으로 활동했음에도 동종 범죄의 처벌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됐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두고 경선 후보자 신분으로 수서역 지하철 개찰구 내에서 예비 후보자 명함을 정모씨 등 5명에게 건네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공직선거법은 예비 후보자가 기차역·터미널에서 명함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될 경우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 박탈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일단 피선거권 박탈을 면했다.
김 전 장관은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1심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항소 여부에 대해선 변호인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 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했음에도 굳이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했다"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고 기소돼서 재판정까지 온 것은 상당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