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돌려보내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서다. 구속영장 신청과 보완수사 요구가 되풀이되면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방 의장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진행한 후 영장 재신청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경찰에 돌려보내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보완수사 뒤 영장을 다시 신청해도 검찰이 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지난 21일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4개월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늑장수사'라는 비판이 나왔는데 수사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는 셈이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면 경찰이 영장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경찰이 해당 검사 소속 지방검찰청 관할 고등검찰청에 영장심의위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동일한 영장에 대한 3회 이상 보완수사 요구, 영장 신청일로부터 5일 경과 등을 이유로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영장심의위 개최가 실제 영장 발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이 방 의장 사건과 관련, 영장 청구과정에서 충돌한 건 처음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과 5월 2차례 방 의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당시 검찰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조사진행 등을 이유로 모두 반려했다. 경찰은 세 번째 시도 만에 영장을 발부받아 하이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이 지휘 중인 금감원 특사경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뒤 병합해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방 의장 사건을 넘겨받아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했다. 이후 경찰은 중복수사 우려를 이유로 사건이송을 요청했지만 남부지검은 이를 거절하고 특사경에 수사지휘를 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상장하기 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한 뒤 하이브 임원이 설립한 사모펀드(PEF)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모펀드는 하이브 상장 후 보유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미리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매각차익의 30%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 의장이 이를 통해 1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본다.
경찰은 2024년말 방 의장 혐의에 관한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6월과 7월 한국거래소와 하이브 사옥 등을 압수수색하고 같은해 9~11월 총 5차례 방 의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약 5개월간 법리검토를 거듭하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한미국대사관이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한 것이 영장 신청시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달 초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방 의장 등 하이브 고위경영진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방 의장의 신병확보에 나서면서 출국 협조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