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반려동물 호텔 사고, 배상받을 수 있을까…"핵심은 관리 소홀 입증"

양윤우 기자
2026.05.02 05:24
반려동물 전문기업 디비에스가 9일 오전 서울 청담동 구 엠넷빌딩에 '반려동물과 그 가족을 위한 행복도시'를 슬로건으로 하는 서비스 공간 '이리온'을 오픈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긴 연휴를 앞두고 반려동물을 애견 호텔이나 반려견 유치원에 맡기는 견주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위탁 중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병에 걸렸을 때다. 업체의 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치료비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지만 사고 원인과 업체 책임을 입증하는 일은 견주 몫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애견호텔과 반려견 유치원은 동물보호법상 동물위탁관리업에 해당한다. 반려동물의 생명과 건강을 일정 기간 타인에게 맡기는 영업인 만큼 업체는 법령상 시설·인력 기준과 관리 의무를 지켜야 한다.

우선 동물위탁관리업자는 관할 지자체에 등록하고 시설·인력 기준을 갖춰야 한다. 위탁관리실과 고객응대실은 분리 또는 구분돼야 하고, 동물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이중문과 잠금장치도 설치해야 한다. 반려동물 20마리당 1명 이상의 관리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영업 중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상 업체는 동물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종류·습성·체중·성향에 따라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새로 들어온 동물의 건강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CCTV(폐쇄회로TV) 등 영상정보는 원칙적으로 30일간 보관해야 한다.

특히 동물위탁관리업자는 위탁 중인 동물에게 정기적으로 운동할 기회를 제공하고 깨끗한 물과 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 문제가 생기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면 즉시 계약자에게 알리고 병원 진료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사고가 났다고 해서 곧바로 업체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조계에서는 '왜 다쳤는지'와 '업체가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물림 사고가 발생했는데 업체가 반려견들의 체중이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함께 두었다면 관리 소홀이 문제 될 수 있다. 반면 기존 질환이 악화한 경우라면 위탁 전 건강 상태와 증상 발생 시점, 업체가 이상 증상을 발견한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가 쟁점이 된다.

신동환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동물위탁관리업자는 동물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사육·관리해야 하므로 이를 위반해 반려동물이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었다면 반려동물 주인은 치료비·약제비·검사비 등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사고로 동물이 사망했다면 장례비나 반려동물의 가액도 손해배상액에 포함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 주인의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손해배상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의 주의의무 위반을 증명하는 일이다. 단순히 위탁 기간 중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병에 걸렸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신 변호사는 "동물보호법 제78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준수사항을 포함해 수탁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동물의 상해·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CCTV 영상, 반입·반출 기록, 기존 건강 상태를 입증하기 위한 진료기록 등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CTV가 설치돼 있다고 해서 분쟁이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영상이 제대로 촬영되지 않았거나 보관 기간이 지나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채용현 펜타곤 법률세무회계 대표변호사는 "동물보호법상 CCTV 설치 의무가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미촬영되거나 보관기간이 짧아 분쟁 시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견주의 요청이 있는 경우 영상 사본을 교부하도록 하는 등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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