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민 영화감독 사망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3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검찰이 보완수사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증거인멸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피의자들은 영장심사에서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기관 조사에 성실히 응해온 데다 주요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전담 수사팀(팀장 박신영 부장검사)은 이날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씨와 임모씨에 대한 3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특히 증거 인멸 또는 도주 우려 중 구속 사유가 하나라도 인정돼야 한다. 앞서 법원이 이미 2차례나 구속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수사팀은 이전 영장 청구 때와 달라진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를 핵심 사유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완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피의자들의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을 토대로 피의자들의 가담 정도와 사건 전후 진술 변화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3차 구속영장 청구서에 '피의자 이씨가 카카오톡을 삭제하고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해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피의자들 사이에 사건 직후 말 맞추기나 책임 회피 정황이 있었는지가 영장 발부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라며 "이를 통해 피의자들이 불구속 상태에 있을 경우 진술을 맞추거나 관련자를 회유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구체적 자료로 소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상해치사가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인데다 공범 관계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 피의자들 간 진술 오염 가능성이 구속 필요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피의자들은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기관 조사에 충실히 응해왔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증거인 CCTV(폐쇄회로TV)와 목격자 진술 등이 이미 확보된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는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영장 심사를 맡는 오덕식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7기)의 판결 성향도 변수로 꼽힌다. 구속 여부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상 구속 요건이 얼마나 충족됐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영장 심사는 같은 기록을 놓고도 구속 필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오 부장판사의 과거 영장 심사 판단을 보면 범죄 결과의 중대성만으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보다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구체적으로 소명됐는지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보인다. 오 부장판사는 2019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을 폭행해 이빨을 부러뜨린 사건에서 현장 영상 등 증거가 확보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합원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2020년 서울 동작구의 한 빌라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체를 장롱 안에 은닉한 40대 남성 가해자에 대해선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했다. 그러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여성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다소 부족해 다퉈볼 여지가 있는 점 △수집 증거자료의 정도와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이유로 구속하지 않았다.
경북 안동 출신의 오 부장판사는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1998년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한 뒤 2001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대법원 연구법관·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춘천지법·서울북부지법·서울동부지법·대구지법 등을 거쳤다.